오늘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압록강 철교와 근처 공원을 둘러보고 한국행 배에 승선하는 일정만 있어 느지막이아침을 시작한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으러 호텔 스카이라운지 식당에 갔는데 단동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햇빛이 구름 사이로 쏟아져 나와 유유히 흐르는 압록강 너머의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아파트들이 즐비한 중국과는 달리 북한에는 이렇다 할 건물 하나 눈에 띄지 않는 게 안타깝다.
우리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던 계란 프라이. 끓는 기름에 계란을 탁 깨 넣으면 예쁜 모양의 프라이가 완성된다. 노른자는 적당이 반숙이 되고, 흰자는 파삭하게 튀겨져 간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식사를 하던 도중 창가에 앉은 다른 테이블을 보니 가슴에 북한 배지를 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북한과의 교역이 활발한 곳이라, 북한 사람들의 왕래도 잦은 모양이다.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압록강 철교로 향했다. 무료 관람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입장료를 받는다.
모퉁이를 돌아가면 철교 두 개가 나오는데 왼쪽에 있는 것이 현재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철교이고,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것은 6.25 전쟁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끊어진 철교이다. 압록강 단교라고 쓰여있다.
한참을 걸어 다리 중간쯤에 다다르면 정말로 철교가 끊겨있고 북한 쪽으로는 다리 기둥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다리 기둥 저 너머로 놀이동산 시설이 보이는 듯하다.
철교가 끊긴 그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이 있는데 한국전쟁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폭탄도 있었다.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 전에 북한 땅을 배경으로 압록강에 왔다는 기념사진을 남긴다.
다시 걸어서 입구로 돌아와 보니 중국 군인들 동상이 눈에 보인다.
북한 쪽을 향해 세워진 이 동상은 아마 한국전에 참전하여 남쪽으로 내려가던 중국군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리라. 그 당시 중국만 개입하지만 않았아도 남북통일이 되어 지금은 세계 일류의 선진국이 되어있을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역사적 현장에 필자가 서있는 것이다. For Peace라는 제목이 너무나도 밉게 보인다.
근처 공원에 있는 중국 절을 들러보러 갔으나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 불상들과는 생김새가 많이 다른 불상들 사이에 앉아 어색한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ㅎ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페리 탑승권은 비행기 탑승권과 비슷하다.
여행 내내 하루 종일 차를 타고 다녀야 했지만 여행 가이드 김영숙 씨의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중간중간 들려주는 북한 이야기는 정말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여 여행하는 내내 심심하지 않았다. 한국 화장품 가게를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부디 그녀의 작은 소망이 이미 이루어졌기를 바래본다.
초등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학년의 아이들이 참여한 단체여행이었지만 아이들끼리 한 번도 싸우지 않고 큰소리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배로 승선하여 침대칸에 짐을 푼 후에 아이들은 따로 모여 고구려에 대해 공부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들이 각자 역할을 정해 발표 머트리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이 정해졌다.
드디어 완성된 발표자료!
자 드디어 발표시간. 아이들이 한 명씩 나가 부모님들 앞에서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여행하면서 느꼈던 점을 발표한다. 아이들 표정에서 약간의 쑥스러움이 느껴진다.
백두산 천지의 정기를 받아서였을까... 아니면 광개토대왕님의 기운을 받아서였을까....
짧은 여행이었지만 아이들이 부쩍 자라나 있음을 느낀다.ㅎ
발표회가 끝나자 급 피곤이 밀려온 듯 침대에 누운 둘째. 이렇게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이제 한국에 무사히 잘 도착하는 일만 남았다.
어른들은 따로 모여 새우 꼬치구이에 압록강 맥주를 한 잔 씩 하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다음날 아침 일출을 보려는 욕심에 눈이 일찍 떠졌다. 저 멀리 붉은 기운이 약간 비추는 것을 보니 아직 동이 트진 않았나 보다. 하늘에는 아직 달님이 떠 있다.
안개 같은 것이 많이 끼어 해돋이를 잘 볼 수 있을지 걱정된다.
너무 밝아진 것을 보면 해가 이미 떠버린 건 아닐까?
가장 밝은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드디어 보인다. 해님이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는 순간이다.
해는 점점 떠오르고...
너무나 아름다운 일출이다. 중국으로 향하던 날 보았던 일몰과 한국으로 돌아올 때의 일출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것이었다.
서해바다를 밤새 달려온 우리의 동방명주 호는 인천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저 멀리 송도 국제도시기 보인다.
이렇게 5박 6일 일정의 고구려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꿈에 그리던 백두산 천지를 보고, 고구려의 역사를 찾아 떠났던 여행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아있다. 특히 백두산 천지를 보았던 그 감동은 미국 서부 그랜드캐년을 보았을 때의 느낌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이었다.
초. 중등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강추하는 백두산. 고구려 여행, 언젠가 통일이 되어 북한 땅을 밟아 백두산에 올라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