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A(Gate-All-Around) 기술을 일상적인 비유로 알아보자.
반도체 세상을 수도꼭지와 호스의 세계라고 상상해 보자.
1. 2D 평면 (Planar FET): 손바닥으로 누르기
옛날 반도체는 마당에 놓인 납작한 호스 같았다.
물(전류)을 멈추게 하려면 위에서 손바닥으로 꾹 누르는 방법뿐이었다.
문제는 호스가 점점 작아지니까 손바닥으로 눌러도 옆으로 물이 찔끔찔끔 새는 것이다.
이게 바로 누설 전류로 전력의 손실을 가지고 오게 된다.
2. 3D 핀펫 (FinFET): 손가락 세 개로 쥐기
그래서 대안으로 호스를 세운 형태를 만들었다.
물고기 지느러미(Fin)처럼 세워진 호스를 검지, 중지, 엄지 세 손가락으로 양옆과 위에서 꽉 쥐는 방식이다.
손바닥 하나로 위에서만 누를 때보다 세 면에서 누르니 훨씬 물이 잘 안 샌다.
덕분에 우리는 누설 전류를 잡을 수 있었고 배터리 사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었고 스마트폰을 이만큼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3 나노, 2 나노처럼 호스가 원자 수준으로 가늘어지니까, 세 손가락으로 쥐어도 손가락 사이(바닥 면)로 물이 또 새기 시작한다.
3. GAA (Gate-All-Around): 빨대 움켜쥐기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GAA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제 호스는 공중에 떠 있는 빨대형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게이트(손)는 이 빨대를 사방(4면)에서 완전히 감싸 쥐는 것이다.
4면에서 감싸기 때문에 완벽한 통제가 가능해진다.
위, 아래, 왼쪽, 오른쪽 어디로도 물이 샐 틈이 없다.
손을 살짝만 오므려도 물이 딱 끊기고, 펴면 시원하게 흐르게 되는 원리이다.
이 중에서 삼성과 TSMC가 사용하는 형태는 나노시트(Nanosheet)로 넓은 호스를 사용하는 형태다.
빨대를 하나만 쓰는 게 아니라, 얇고 넓은 칼국수 면같은 빨대를 여러 층으로 쌓아서 움켜쥐는 게 MBCFET방식이다.
한 번에 더 많은 물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4. 왜 피지컬 AI(로봇)가 GAA를 좋아할까?
로봇 입장에서 GAA 기술은 강력한 다이어트 보조제와 같다.
누설 전류가 없으니 로봇 배터리가 훨씬 오래간다.
전기가 새지 않으니 열도 덜 나게 된다.
쿨링 시스템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전류 제어가 정확하니 로봇이 장애물을 보고 멈추는 반응 속도가 인간급으로 빨라진다.
요약하면 FinFET은 호스를 ㄷ자 모양으로 잡는 것이고, GAA는 호스를 ㅇ자 모양으로 완전히 감싸 쥐는 것이다.
삼성이 이 ㅇ자 움켜쥐기를 먼저 시작해서 노하우가 있는 상태고, TSMC는 이제 막 장갑을 끼고 준비 중인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그럼 GAA에서도 나노 와이어와 나노 시트가 존재하는데 이 두 가지에 대해서도 추가로 알아보자.
GAA(Gate-All-Around) 기술은 통로(Channel)의 모양에 따라 나노와이어(Nanowire)와 나노시트(Nanosheet)로 갈라진다.
나노와이어는 가느다란 국수 가닥이고, 나노시트는 넓적한 칼국수 면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
1. 나노와이어 (Nanowire)
초기 GAA 연구 단계에서 주로 논의되었던 형태다. 채널을 아주 가느다란 실 모양으로 만든다.
구조 : 동그란 와이어(선) 형태의 채널을 게이트가 감싼다.
장점 : 채널이 매우 가늘어서 게이트가 전류를 조절하는 능력이 완벽에 가깝다.
누설 전류를 막는 데는 최강이다.
단점 : 통로가 너무 좁아서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전류의 양(Drive Current)이 너무 적다.
성능을 높이려면 와이어를 수십 개씩 쌓아야 하는데, 공정이 너무 복잡하고 효율이 떨어진다.
2. 나노시트 (Nanosheet)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MBCFET(Multi-Bridge Channel FET)이 바로 이 방식이다.
현재 2 나노 공정의 표준이다.
채널을 얇고 넓은 종이(Sheet) 모양으로 층층이 쌓는다.
나노와이어보다 채널 면적이 훨씬 넓어서 한 번에 많은 양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
시트의 너비를 조절해서 성능이 중요한 칩은 넓게, 전력이 중요한 칩은 좁게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나노와이어보다는 구조가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 제조 공정 측면에서는 와이어 수십 개를 만드는 것보다 시트 몇 장을 쌓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나노 시트를 채택한 이유는 피지컬 AI나 고성능 서버용 칩은 단순히 전기를 잘 막는 것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폭발적으로 전기를 보내주는 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노와이어는 전기를 막는 능력은 좋지만 힘이 부족했고, 나노시트는 전기를 막는 능력과 보내주는 힘(성능)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찾았기 때문에 현재 모든 반도체 거인들이 나노시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삼성이 먼저 시작한 GAA도, TSMC가 2 나노에 도입하는 기술도 모두 이 나노시트방식이라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