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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ul 06. 2024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재미있게 살겠다는 것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나의 답이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이 책의 지은이는 오십의 넘어 가장 재미난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는 남이 쓴 인생 공식을 따라가지 않고, 서툴지만 내가 쓰는 나만의 인생 공식을 만들어 가는 뚝딱이 인생을 사는 게 버킷리스트라고 한다. 


그럼 어떤 것을 발견했는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Ⅰ.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인생을 100미터 달리기로 생각할 때가 있다. 오십은 절반에 해당하는 터닝 포인트다. 


절반을 돌아 남은 절반을 즐겁게 달리고 싶지만 떨어지는 체력과 침침해지는 눈이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이전 50년보다 더 즐겁게 남은 50년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오십 이전의 삶을 몸으로 살아왔다면 오십 이후의 삶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시기라 믿는 이들이다. 


나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고 싶은 소망을 품으며 오십을 넘어왔다. 


오십 이전이 남의 이유로 남의 삶을 사는 시간이라면 오십부터는 나의 이유로 나의 삶을 사는 시간이다. 


20대에 남들이 감탄하는 가장 예쁜 옷을 입었다면 30대는 남들과 다른 개성 있는 옷을 입었고, 40대는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 


비로소 오십이 되자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져 내가 가장 좋아하고 나에게 가장 편안한 옷을 입게 되었다. 


오십은 남이 아닌 나로 나에게 다가서는 때다. 남의 삶을 숙제하듯 살던 일상에서 나의 삶을 축제하듯 사는 황금기다. 


Ⅱ. 은퇴하다는 생각에서 은퇴할 수 있는가


퇴직은 있어도 은퇴는 없었다. 은퇴한다는 생각에서 은퇴하였기에 이전의 삶과 또 다른 멋진 삶을 살 수 있었다. 


많은 사람이 두 사람 같은 삶을 살지 못하는 이유는 퇴직을 은퇴라 생각하고 그만 스스로 의욕과 마음을 내려놓기 때문이다. 


돈이 되지 않는 일도 엄연히 일이며 내가 잘하지 못하는 일도 일이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는 해야만 하는 일에서 퇴직한 후 하고 싶은 일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때다.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을 하지 않고 남의 말을 듣지 않아도 되는 황금기에 당도한 것이다. 


그것을 누리느냐 누리지 못하느냐는 얼마나 일에 대한 열린 시선을 가지고 있느냐의 여부로 정해진다. 


일에 대해 닫힌 시선은 자신이 해온 일만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신이 못하는 것은 시작할 엄두도 내지 않는 것, 일에는 귀천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해보지 않은 일, 하고 싶은 일, 서툰 일에 흥미를 가지고 도전하는 것은 일에 대해 열린 시선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스스로 할 일이 없다고 여길 뿐이다. 


교수에서 시간강사로, 작가로 방송인으로 프로그램 기획자로 바뀌었다. 


그 가운데 돈이 되어 수입이 들어오는 일은 별로 없다. 그래서 부담이 없이 일을 시작하고 언제든 접을 수 있다. 


이런저런 일들에서 소소하게 들어오는 돈을 합하면 먹고살 만한 돈이 되니 신기하다. 


Ⅲ. 오십 이후를 풍성하게 하는 버킷 리스트


히말라야 산맥 트래킹 하기


히말라야 산맥을 여러 번 다녀온 지안의 말에 따르면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산 앞에서 말문이 막힌다고 한다. 


거대한 설산에 저녁노을이 황금빛으로 누렇게 물들 때 자신도 모르게 주르르 눈물이 났다고 했다. 


인간이란 존재가 한없이 작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한없이 큰 산에 경외의 마음과 겸손한 마음이 들어서란다. 


나 역시 가서 한없이 작은 나를 느껴보고 싶다. 


아내와 다섯 나라에서 한 달씩 살기


오래도록 부부 상담을 하면서 부부가 서로를 힘들게 하는 첫 번째 원인이 통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나의 아내에게는 그런 통제가 없으니 늘 편안하고 아내와 함께 있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다.


카페에 함께 있어도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도 서로 무엇을 하는지 왜 하는지 간섭하지 않고 방해하지 않는다. 


마치 발가락이 서로 닿아 있으면서 서로 다른 동작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나 혼자 하는 것보다 아내와 하는 편이 더 든든하고 편하다. 


낯선 도시에서 아내와 한 달 동안 살면서 좋아하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만끽하고 싶다. 


돈이 적지 않게 드는 일이기에 남은 생에 다섯 나라, 다섯 도시에서 하고 싶다. 


유럽에 가본 적이 없으니 다섯 나라면 더 좋겠다. 


Ⅳ. 재미있게 살겠다는 것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저는 내일만 바라보고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캐나다에 사는 40년간 하루도 걱정과 불안 없이 지낸 적이 없었는데 캐나다 사람들은 저랑 달라요.


무엇이요?


여기 사람들은 오늘만 바라보고 살아요. 그래서 이전보다 특별히 좋은 집에 살거나 많은 돈을 벌지 않죠. 


처음에는 한심하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부부가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살던 동네의 존 부부는 여전히 그 동네에서 평범하게 살죠. 그런데 지금은 누가 한심한지 잘 모르겠어요.


왜요? 


존은 그때나 지금이나 싱글벙글 웃거든요. 자기 집이 없어도 동네 사람들과 와인을 마시며 오늘을 즐기고, 주말이면 요트를 빌려 햇살을 마음껏 누리죠. 


40년 동안 매일 웃으며 살아요. 


저는 그 동네를 떠나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살지요. 수영장이 딸린 이 넓은 집에서 살고 아이들도 영국 명문대로 진학하고, 남편도 레스토랑을 두 개나 운영하는 부자지요. 


그런데 40년간 늘 근심을 달고 살아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죠. 하루도 마음껏 웃는 날이 없었어요. 


내이란 바라보고 살았으니까요. 요즘 문득 울적해요. 난 뭘 하고 살아왔나 싶어서요. 


물질적인 부를 이뤄 교민 사이에서 출세한 집으로 손꼽히는 교민 회장 사모님의 이야기는 나에게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나에게 약속했다. 죽을 때 후회하는 삶을 살지 말자. 내일만 보지 말고 오늘만 보면서 살자. 


Ⅴ. 행복한 유년 시절이 없어도 행복한 중년 시절은 가능하다. 


집안의 장남으로 부모와 형제에게 잘하는 것만이 삶의 이유라고 생각하던 대기업 임원이 상담을 왔다. 


상담을 통해 그는 스스로에게 만 원짜리 하나 쓰기도 달달 떨면서, 부모와 형제에게는 수백만 원짜리 선물과 용돈을 드리는 건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고 이렇게 된 이유가 어린 시절부터 모든 책임을 떠았았던 습관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돈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자신의 불행이 실은 자신이 만든 마음의 덫이었다. 


그러고 나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마음에 드는 좋은 운동화를 산 것이다. 


운동화에 어울리는 좋은 옷도 샀다. 태어나 처음으로 돈 쓰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후 취미 활동과 외식과 여행을 하며 자신을 위한 돈을 쓰기 시작했다. 


점점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불행한 유년 시절이 불행한 중년 시절을 가져오는 게 아니다. 


내가 나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무심하게 그때 아로새겨진 불행만 반복하며 사는 것이 불행한 중년 시절을 살게 한다. 


깊이 되돌아보는 성찰과 더 나은 선택으로 불행한 어제를 행복한 오늘로 바꿀 수 있다. 


불행이 불행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불행을 바라보는 나의 습관이 불행을 가져온다. 


중년의 행복은 내가 하는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 글을 마치며 ]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일매일 힘든 일이 있어서도 아니다. 


단지 나의 마음이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 결국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내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에 대한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다다르게 되었다. 


말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행복한 삶을 보내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그 안에서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압박감과 책임감 속에서 스스로의 삶을 인내하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스스로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생각에 고뇌할 때도 있다. 


혹은 아무 일도 아닌 것에 대해서 너무 과하게 집착해서 생각 중독으로 인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혹은 최소한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결국은 모두 내 안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 하루 행복한 하루를 보냈는가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먼 미래에 성취하게 될 훌륭한 결과물도 지금의 힘든 시간을 극복하게 해 줄 인내력도 모두 오늘 하루 동안에 내가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시간들을 하루하루 좀 더 즐겁게 지내는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오십이 되기 전에 좋은 조언을 한 가지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도서 : 오십, 나는 재미있게 살기로 했다 ( 이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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