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식상생재를 꿈꾸며

라이킷이 3개든 30개든, 나는 또 야식을 먹는다.

by 그래놀라

브런치에 첫 글을 올린 건 2주 전이었다.

그동안 회당 평균조회수 30~40, 라이킷은 20~40. 나는 자꾸만 새로고침을 눌렀고, 핸드폰이 진동할 때마다 브런치 알림인가 싶어 종종 거리며 확인했다.

노력대비 너무나 떨어지는 가성비였다. 같이 AI디자이너 교육을 받고 있는 옆자리 사람이 살짝 귀띔해 줬다. 요즘 브런치는 기존 작가들도 글 올리기 주저하고, 관심작가 눌러주는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고...

그 노력이면 유튜브를 하는게 어떠냐고 했다.

그런데... 나는 왜 굳이 이 타임에 브런치에 들어왔을까?


식상생재 (食傷生財)

사주 명리에서 ‘표현(식상)이 재물을 만든다(생재)’는 뜻이다.

가진 재주 만으로 먹고사는데 문제없다는 이 사주.

말하고, 쓰고, 그게 나를 살리는 힘이 되는 것. 나는 ‘식상’이라는 그 운명을 안고,


브런치의 '아점(식食)이라는 이름이 어쩌면 내 운명일지도 모른다'라고 믿고 여기에 뛰어들었다.

좀 부족한 글에 감성을 살리고자 밤마다 AI 삽화에 내 그림체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자료를 그리고 넣고, 동영상을 돌리고, 음악을 붙여보고, 좋아하는 장면엔 프로크리에이터 그림까지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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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브런치 입성 2주 만에 한 달 생활비를 야식으로 다 썼다.

새벽 2시, 당이 떨어지고 그림 돌리다 허기가 져서 배달앱을 열었다.

콘텐츠 생산이 아니라 식욕 생산, 이건 식상생재가 아니라

식상 탈재였다.


브런치북엔 ‘청심동 주민센터’라는 소설을 연재 중이다. 동네 사람들의 옛 기억, 고양이, 귤 한 알의 정, 외국인 노동자, 독거노인, 다문화 가정이 담긴 이야기다.

하지만 알고 있다. 지금 시대는 이런 느린 글보다 ‘자극’과 ‘속도’가 선택받는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루하고 조용한 이야기들이 누군가에게 도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라이킷이 3개든 30개든,

나는 이번 주 연재를 위해 또... 야식을 먹는다.


새벽엔 잠들기 전 이런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나는 브런치라는 이름이 좋다.

항상 새벽에 잠드는 내가

아침과 점심 사이에 일어나는 내가

세상과 나 사이에서

조용히 늦은 하루를 시작하는 그 시간대.

그 여백이 나에겐 딱 맞는다.”


그러니까,

브런치가 식었든

라이킷이 식었든

내 마음은 아직 뜨겁다.

나는 식상생재의 인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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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청심동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https://brunch.co.kr/brunchbook/cheongsimd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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