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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단 조절 중입니다

매일 글쓰기 04 최근에 잃어버린 것

by 자몽에이드

'잃다'는 이별과 상실의 동사이다. 상대적이고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이것을 잃기를 바랐고 최근 몇 달간 꾸준히 잃고 있다. 그리고 조금 더 잃으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우리말 표현으로는 어색하지만 살을 빼다, 체중을 줄이는 것은 잃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매번 잴 때마다 상승하는 체중을 인지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대사량이 안 좋아서 그렇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나잇살이라 당연하다고 했다. 매일 1시간씩 점핑을 하고 저녁에는 4.5km 꾸준히 걷는 운동을 했지만 살과의 이별은 없었다. 무슨 연유로 살이 안 빠지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아니다 안다. 회피하면 시작만 늦출 뿐 마지막 남은 그 영역, 바로 그 영역과 직면하기로 했다. 식단.



저는 밀가루 좋아하고요. 달달한 것 좋아해요. 탄수화물 없이 어떻게 살아요.



삶에서 실감하는 이별은 눈물겨웠다. 달달한 커피 안녕, 밀가루 안녕! 빵, 면, 케이크에 이별을 고하고 닭가슴살, 소고기, 삶은 달걀, 병아리콩, 채소를 생각 없이 먹었다. 그 좋아하는 과자(달달이, 짭짤이, 촉촉이들...)도 안녕. 오전 11시에서 오후 6시 사이에 식사했고 나머지 시간은 공복을 유지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 물은 하루 2L 마시려고 노력했다. 7월부터 시작했으니 얼핏 세 달 가까이 됐다. '이랬는데 요래 됐습니다.' 같은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체중, 체지방율 숫자의 감소가 일어났다. 현재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고 목표 체중까지 2kg, 체지방율은 5% 정도 남아있다. 7,8월 두 달만 해보려고 했는데 12월까지 이 식단 모드를 유지해 보려 한다.



운동과 식단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변화 없이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그저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잃고 얻으며 유지하고 있는 것임을 알았다. 그 힘의 균형이 깨졌을 때 축이 더 기우는 쪽으로 변화는 것이다. 말 그대로 거저 되는 것이 없음을... 변화가 꼭 힘든 것만은 아니었다. 사람은 어떻게든 익숙해지면서 살길을 찾으니까. 먹는 시간 동안은 몸에 유익하면서 맛있는 것을 찾았다. 대충 때우려다 금세 먹는 시간이 지나버리는 건 슬픈 일이다. 운동도 조금 더 집중했다. 우습게도 나는 옆구리 운동이 진짜 옆구리를 움직이는 것인지 이번에 알았다. (옆구리를 움직여 봤어야지) 근육을 움직이면 라인이 만들어지는 그 정직함을 인지했다. 몸무게를 관리하면서(잃으면서) 건조했던 일상이 활기가 생겼다. 한 여름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한 선택이었는데 꽤 기특한 과정을 겪고 있다. 지금이 좋고 다시 돌아가긴 그동안 한 것들이 아까워서 못 간다. 조금만 더 잃으면 다음 스텝을 생각해 봐야겠다. 어쩌면 이미 생각하고 그 길로 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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