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1. 소리를 지르고 손에 땀이 맺힌다.
내가 직접 뛴 것도 아닌데, 내 인생이 걸린 것처럼 심장이 요동친다.
승부가 갈리는 순간, 눈물이 차올라 앞이 흐려진다.
2. 사실, 나와는 무관하다.
그런데도 선수의 얼굴에 내 소망을, 팀의 결과에 내 지난 좌절을 겹쳐 놓는다.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그들이 대신 살아내는 듯하다.
3. 그들이 이기면 세상을 다 가진 듯 들뜨고, 지면 억울함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경기장은 내 마음을 비춰내는 커다란 거울이 된다.
스포츠에 울고 웃는 건, 내 마음을 선수에게 ‘투사(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덧씌우는 마음)’해 그들의 얼굴에 나를 겹쳐 보기 때문이다.
그들의 승패 속에서 욕망과 좌절을 비춰 보며, 나는 잠시나마 대리로 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