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주 듣는(?) 유튜브 뉴스 채널이 있습니다. 주로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들으며 일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따라 진행자의 마지막 멘트가 마음에 무언가 와닿았는지 울컥합니다.
‘여러분,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2.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는지 하고 생각해 봅니다. 다른 날과 다르게 무언가 특별한 하루를 보낸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너무 바쁘게 하루가 지나갔다는 생각 외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언제 건네 보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 직업인데 정작 제 마음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사춘기가 온 것처럼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냥 하루하루 사는 것이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3. 저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최근 들어 차가 참 많이도 막힙니다. 차가 많이 막힐 때는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명절 귀성길처럼 한 없이 늘어져 있는 차들을 보면 답답하기도, 짜증스럽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도 어제처럼 버스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답답함이 몰려오던 찰나에 어제 유튜브에서 들었던 진행자의 멘트가 생각이 납니다. ‘여러분,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4. 아침 일찍부터 이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오늘 하루도 어떤 사람들과 어디에서, 어떤 일들을 하며 어떤 수고를 하게 될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늘어선 차들을 보니 아침부터 이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많은 수고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와 같은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졸고 있는 뒷모습과 기사분의 한숨 소리가 그래도 누군가 같이 한다는 느낌이 드니 위안이 되면서도 짠하기도 합니다.
5. 그동안 왜 이런 생각하기 어려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행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 작은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 큰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초딩인 딸이 학교가 끝났는지 연락이 옵니다. ‘학교 가서 공부하냐고 수고했어’ 한마디 했을 뿐인데 1교시부터 있었던 일들을 조잘조잘 얘기합니다. 잘 얘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지만 큰 위로가 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