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6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브라이스 캐년으로 가는 길, 이미 저녁이었으나 저녁까지 먹고 출발하기엔 갈 길이 멀어서, 도중에 식사할 곳을 물었다. 2시간 후, 3시간 후, 도착 후에 먹을 곳을 각각 추천해 주면서, 기특하게도 식당 문 닫을 것을 고려하라고 알려준다.(1번 그림) 더 빨리 먹기로 결정하고 제미나이의 추천을 따라(2번 그림) 식당으로 출발.
식당을 찾으며 구글맵을 보는데, 이 동네 위성사진이 신기하다. 제미나이는 관개 시설이거나 시추 패드이거나 지질학적 흔적일 거라고 알려준다.(3,4,5번 그림).
다시 브라이스 캐년을 향하는데, 제미나이의 권고, UT-12 -> UT-12 경로를 택하면 풍경이 압권이나 밤길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그림 6) 풍경을 보고 싶지만 이미 해는 졌는 걸.
와이낫, Ge 씨의 제안에 따라 I-70 -> US->89를 타고 이동했다.
3가지 상황에 매우 적절한 답을 얻었다. 어떻게 저 제안을 안 따를 수 있을까?
그럼, 우리는 AI 말만 따르는 노예가 된 걸까?
A : 실망이야, AI 가 하라는 대로 다 하는 거야?
B : 흠, 웹검색을 하거나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거랑 뭐가 달라? 이건 더 많은 웹검색과 친구 의견을 다 듣고 결정한 것과 같은 거 아냐?
다르긴 다르다.
"더 많은 웹검색과 친구 의견을 다 듣고 결정"을 위임한 거다.
저 경로에서 질문을 하면 AI는 상위 몇 개 음식점 중에 추천을 해 줄 것이고, 저 경로를 알려줄 것이다. 그럼 AI를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곳에만 가게 되겠지.
이전에는 개개인의 검색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추천이 나왔을 것이고, 그중에 유명하지 않은 곳을 (모르고) 선택하기도 하고, 그렇게 그곳은 인간의 리뷰가 더 쌓이게 되었을 수도 있다.
메인 경로가 아닌 이상한 경로를 선택하게 되어 놀라운 경치를 가진 우회로를 발견하게 되고, 그 길로 가다가 시골 맛집을 찾을 수도 있지.
신나게 찾아갔는데 오늘 영업종료라 근처를 헤매이며 기억에 남을 추억을 쌓았을 수도.
AI 시대에 인간의 차별화 전략은 뭘까라는 얘기가 나온다.
인간의 경쟁력은 다양성에 있는 것이 아닐까.
AI는 평균이다. 매우 매우 지식이 많은 평균.
- 프롬프트를 통해 스타일을 바꿀 수 있겠지만, 기본 베이스 모델은 존재하면서, 표현을 바꾸는 것이다.
- 내가 때론 조용한 사람 모드로, 때론 학자의 모드로, 때론 부모의 모드로 바꿀 수 있듯이.
하지만 인간은 서로 다르다.
이제, 인간이 서로 다름을 위해, 나 자신의 취향을 찾고 지켜야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아닐까.
역사가 반복하여 얘기해준 것 처럼, 다양성이 정답이 아닐까.
AI 시대 경쟁력은, 다양성.
ChatGPT가 등장하면서, 웹의 스냅샷을 떠놔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인간이 만든 콘텐츠로 된, 가장 퀄리티가 높은 웹의 마지막 버전. 22년, 23년.
이미 웹은 AI 가 생성한 콘텐츠로 희석되었고, 다양성도 함께 희석되어 가고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 (아마도)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나라는 인간의 취향과 다양성을 (담은 콘텐츠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