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건설허가 취소 국민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한 시민의 발언을 소개드립니다. 7개월 된 아이의 아빠는 발언의 마무리에서 더 많은 시민 여러분의 동참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작은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는 평범한 부산 시민입니다. 해운대에서 살고 있고 아내와 7개월 된 아들이 있습니다. 그 흔한 촛불 집회에도 한 번 참여한 적이 없는 아주 게으른 시민입니다. 그런데 요 몇 년간 일어난 크고 작은 참사들과 정부의 대응하는 자세를 보며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고 지금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부산에 큰 지진이 났었습니다.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어서 웬만한 지진에는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때의 부산의 지진은 저를 숨죽이며 아내와 아들을 찾게 했습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전문가들은 지진도 걱정 없다, 원전도 걱정 없다고 하더군요.
일본도 그랬습니다. 시민들은 항시 지진에 대비가 되어있었고 건물들은 튼튼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습니까. 지구 상에서라면 안전이라면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일본조차도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한 번 퍼진 방사능은 지금도 방법이 없습니다. 그냥 손 놓고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이죠. 부산이, 대한민국이 안전할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안전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항상 조심하고 챙겨야 할 대상이죠. 그것보다 더욱 좋은 방법은 위험한 것들을 더 이상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대체 에너지도 있고 그걸 만들 능력도 있는 나라가 누군지도 모를 이의 이익이나 입장을 위해서 다른 이의 삶을 위험으로 몰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설마설마하다가 되돌릴 수 없게 된 재앙이 많았습니다. 더 이상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단지 지금 7개월 된 우리 아이가 내가 커왔던 환경보다 더 나은 환경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커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나까지 참여할 필요가 있겠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걸로 예상됩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렇지만 원전 추가 건설만으로 세월호에 버금가는 중대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사고는 일어났고 이제 수습해야 됩니다. 시민들이 나서야 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