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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바다와 기후변화, 동시에 지킬 순 없을까요?

해양보호구역은 이를테면 ‘바다의 국립공원’입니다. 이 보호구역은 바다와 바다생물들이 기후 재앙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같은 변화가 바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함께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듯이, 바다에서도 행동이 필요합니다.”


지난주 독일 본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 23)에서 피터 톰슨 유엔 해양 특사가 한 말입니다. 해양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은 점점 뗄 수 없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톰슨 특사의 발언은 이런 현실 인식을 보여주는 신호 중 하나죠.


건강한 바다는 우리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지켜주는 데 핵심 역할을 합니다. 바다와 바닷속 생물은 공기 중의 탄소를 흡수할 뿐 아니라,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대기의 초과된 열을 저장합니다.

그린피스가 새로 캠페인을 집중하고 있는 남극해는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거대한 고래부터 자그마한 크릴까지, 남극해에 사는 생물들이 탄소 순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죠.


바다를 죽이는 화석연료


땅 위에서 우리가 태우는 화석연료 때문에 바다는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영국 BBC의 유명 해양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2’의 충격적인 산호초 영상을 보면, 바다가 대기 중 탄소 오염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수온이 오르고 해수는 점점 산성을 띠어갑니다. 그 결과 바다의 상태가 근본적 변화하고, 그 속에 사는 생명은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과 바다의 먹이사슬 교란으로 인해 연안 및 섬 주민들의 삶 또한 위협받고 있죠.


지구 상에서 가장 극단적인 환경 중 하나인 남극의 생물들은 이곳에서 살도록 특별히 진화해 왔습니다. 굉장히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 있는 만큼 수온과 해빙 면적 변동, 먹이사슬 교란 같은 변화에 매우 취약합니다. 이런 조건들은 모두 기후변화로부터 큰 영향을 받죠. 남극의 일부 지역은 지금 지구상의 다른 어떤 곳보다 빠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 = 바다의 국립공원 … 바다생물들에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우리가 건강한 바다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면, 바다는 기후변화가 일으킬 끔찍한 피해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입니다. 화석연료 시대를 끝내는 변화에 동참하는 게 바다를 지키는 첫 번째 방법이겠죠. 그리고 또 하나의 길이 있습니다. 모두가 공유하는 바다의 삼 분의 일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도록 각국 정부에 요구하는 것입니다.


해양보호구역은 이를테면 ‘바다의 국립공원’입니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는 직접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보호구역은 바다와 바다생물들이 기후 재앙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도록 만들어 줄 것입니다. 해양보호구역은 바다생물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은신처 역할을 합니다. 바다가 집인 수많은 동식물에게 인간의 산업적 어로 활동으로부터 자유를 주고, 그 집을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겠죠.

해양보호구역은 우리 세대와 후손들을 위해 건강한 바다를 지키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해양보호구역에서는 과도한 어업, 즉 남획이 금지됩니다. 이는 기후변화와 산업적 어로 활동으로 고통받는 지역 공동체, 그리고 야생 생태계에게 큰 이익이 됩니다. 


올해 초 남극의 한 아델리펭귄 번식지에서는 4만 마리 가까운 무리 가운데 단 2마리의 아기 펭귄만 살아남은 충격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이 비극이 벌어진 데에는 기후변화부터 지역의 해빙 요인들까지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남극의 해양생물들에게 먹이를 앗아가는 인간의 어업 행위와 같은 추가적인 위협이 필요치 않다는 것입니다.


열두 달 뒤, 우리는 남극 바다에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보호구역을 만들 역사적인 기회를 맞습니다. 남극해보호구역은 펭귄, 고래 같은 바다생물들이 살아갈 집과 먹이를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바다를 보호하는 일은 인간, 그리고 우리가 의지해 살아가는 지구의 기후에 이익을 줍니다. 올해 유엔 기후 총회의 주최국인 피지의 수상 프랭크 바이니마라마(Frank Bainimarama)는 이렇게 표현했죠.


“우리는 모두 같은 카누를 탔습니다.”


남극해보호구역 지정을 위한 요구에 동참하세요. 

그곳에 사는 놀라운 야생동물, 우리 모두의 기후, 그리고 건강한 바다를 위해서. 


▶ 남극해를 지켜주세요

남극해를 지켜주세요 

글: 루이자 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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