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을 지키는
시민 영웅들의 탄생

시원한 물줄기가 지나는 청계천 수로에 커다란 빙하가 떠 있습니다. 하얀 빙하 사이로 새빨간 망토가 보입니다. 얼음 조각을 들어 올리며 "남극해 보호"를 외치는 소리도 납니다. 아장아장 꼬마 친구도, 웃음꽃 가득 핀 할아버지도 빨간 망토를 두르고 청계천에 왔습니다.


영웅 탄생


"짠~" 배트맨은 고담시를 지킵니다. 슈퍼맨은 미국을 지키죠. 빨간 망토를 매고 청계천 모인 이 시민 영웅들은 지구를 구합니다. 박쥐 모양의 불빛이 건물을 꼭대기를 비추면 배트맨이 나타나고, 도와달라는 비명에 슈퍼맨이 반응하듯, 시민 영웅들은 남극의 신음소리를 듣고 나타났습니다. 짠! 4월 22일 지구의 날 아침, 청계천에 말이죠.


1.jpg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청계천에 모여 남극해 보호구역 지정을 촉구하는 그린피스 활동가와 시민들 / 그린피스


기후변화로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렸다가, 다시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펭귄 서식지 주변의 얼음도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먹이를 구하러 더 먼 거리를 오갈 수밖에 없게 됐죠. 여기에 상업적인 목적으로 조업이 계속되면서, 남극 동물들은 먹잇감을 두고 사람들과 생존을 건 줄다리기를 벌이면서 신음하게 됐습니다.

"140만 명과 함께 남극해 보호, 여기서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든 시민들은 남극을 구하기 위해 온 영웅들입니다. 전 세계에서 남극 웨델해 보호구역 지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수가 이미 140만 명이며,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시민들의 수도 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영웅들이 시민들을 대변하는 것이죠.


영웅 훈련


검정 노랑 빗살무늬의 안전 선이 여기서는 색다르게 쓰였습니다. 영웅들을 훈련시키는 특별한 용도로 말이죠. 시민들이 무릎을 묶고 열심히 달려봅니다.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된 '펭귄! 펭귄! 페스티벌'에서 펭귄이 발등에 알을 품고 이동하는 습성을 경험해보도록 한 이벤트입니다.


남극 지도에도 알록달록 색칠도 합니다. 180만 km2, 한국 국토 면적의 18배에 달하는 규모의 남극 웨델해가 올해 보호구역 지정 논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도를 통해 우리 영웅들이 구하게 될 구역을 확인하는 것이죠.


한 시민이 펭귄이 발등에 알을 품고 이동하는 습성을 체험해보고 있다 / 그린피스


시민들이 남극 지도에 색을 칠하며, 보호구역이 될 지역을 확인하고 있다 / 그린피스


남극에서 촬영해 온 영상의 VR을 쓰고 아름다운 비경에 빠져듭니다. 숨 막히는 풍광, 눈부신 설원. 끝까지 잘 살아 내길 바라는 동물들도 여기서 한눈에 다 만났습니다.


이제 종이 펭귄의 가슴에 등에 다리에 한가득 적습니다. 잘 살아 내길 바라는 시민 영웅의 염원이 세 마리 펭귄에게 메시지로 담겼습니다. 메시지가 담긴 종이 펭귄은 한국 정부에 보낼 예정입니다.


한 시민이 남극에서 촬영한 영상을 VR로 체험하고 있다 / 그린피스


시민들이 '펭귄아 미안해', '남극해를 보호하라' 등 종이 펭귄에 남극해 보호구역 지정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쓰고 있다 / 그린피스


응답하라


한국과 유럽연합 등 전 세계 2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남극 해양생물자원 보존위원회(이하 까밀라)가 오는 10월 남극해 보호구역 지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남극해에 상업적 어업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남극 생태계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된 의견입니다. 남극 동물들이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만 하죠.


남극해에서 40여 년간 남극에서 조업해 온 한국은 까밀라 회원국입니다. 시민 영웅들이 목소리 높여 우리 정부가 남극해 보호구역 지정에 '찬성'표를 던지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이유이죠.


남극 보호를 위한 영웅 훈련을 마치고, 곧 새로운 시민 영웅들이 나타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가 시민들의 요청에 응답해 남극 동물과 지구의 편에 서는 유쾌한 결말을 저마다 그리면서 말이죠.


>>남극보호 서명하기<<


글쓴이: 김혜린 커뮤니케이션 담당, 김지우 커뮤니티 아웃리치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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