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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작은 섬나라의 구조 요청

기후 변화,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에 관해 들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멋진 산호초와 백사장을 자랑하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섬나라   


이런 이유로, 아노테 통(Anote Tong) 키리바시 대통령은 8월 13일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신규 석탄 채굴 및 광산 계발 확대를 즉각적으로 중단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당면한 위협을 고려해 본다면, 구조 요청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키리바시 공화국은 30여 개의 산호초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석탄 채굴 중단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조치 중 하나입니다. 석탄의 연소는 전체 온실 가스의 44%를 유발하는 최대 오염원이며, 석유 및 천연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 중에서도 기후변화에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로서 지도자들에게 보내는 호소


아노테 통 대통령은 호소문에서,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해야 할 도덕적 책무는 바로 지도자인 우리에게 있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12월 파리에서 열릴 제 21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1)에서도 석탄광산 개발 중단에 대한 세계적인 합의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다섯 번째 보고서에 따르면, 금세기에 발생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섬나라나 저지대 국가에 심각한 홍수와 침식 피해를 초래할 것이며, 청정 수자원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키리바시와 같은 섬 나라는 매년 1.2cm의 해수면 상승이 관측되며, 이로 인한 직접적 피해를 이미 받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는 지금 2050년까지 지구 기온이 2도씨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매장되어 있는 80%의 석탄이 채굴되지 않고 땅 속에 묻혀있어야 합니다. 

바다 가까이 살고 있는 주민들이 큰 조류로 인해 발생한 높은 파도를 피하고 있는 모습-2005년 2월 9일 촬영
“우리 아이들과 후손들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해야 할 도덕적 책무는 바로 지도자인 우리에게 있습니다” -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

 

키리바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각국 지도자들의 관심과 대응 필요


다행히도 여러 국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이행하려는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8월 3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발전소 탄소배출 규제” 발표를 통해 2030년 까지 미국 내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2005년 대비 32%까지 감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목표대로라면 미국 내 수백 개의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아야 하며, 석탄발전소의 신규 건설도 중단되게 됩니다.


미국뿐만이 아닙니다. 세계 석탄 소비량 1위를 자랑하는 중국도 최근 기후변화와 자국 내 초미세먼지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석탄 사용량을 줄이고, 천연가스와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 말 발표된 중국 정부의 공식자료에 의하면 올해 4월까지 석탄 사용량은 전년 대비 8% 감소했으며, 탄소배출량 또한 5% 감소했습니다.


노르웨이는 내년 1월부터 석탄에 대한 국부펀드의 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했고, 독일은 향후 6년 내로 석탄화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G7 회의에서는 2100년까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의 단계적인 종식이 제안되기도 했습니다.

키리바시 공화국 타라와 섬 주민 옆으로 파도가 들이닥치고 있는 모습(2014년 7월 촬영).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이들의 고향은 점점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한국, 이제는 석탄과 이별하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때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인 우리 나라의 대응은 어떨까요?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은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대한민국은 구시대적인 석탄발전소의 증설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2012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전력 발전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량의 35%를 차지하며,  그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석탄화력발전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40%의 전기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발표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2년까지 9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증설될 예정입니다. 이 9기의 발전소는 매년 4천6백만 톤의 탄소를 추가로  배출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의 절대량인 5억 8464만 톤의 8%에 달합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석탄 채굴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세계의 주요 은행과 경제연구소들은 앞다투어 석탄산업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석탄가격은 몇 년째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며 환경파괴 및 온실가스 배출 문제로 많은 석탄화력발전소와 석탄광산 개발사업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산, 포스코, SK, 삼성, GS 등의 국내 민간기업이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운영, 더불어 석탄광산개발에 투자를 늘여가고 있으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후 변화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키리바시와 같은 섬나라들이 기후변화로 물에 잠기고 나면, 우리도 환경 재난으로 인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그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올 12월에 있을 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강력한 국제적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석탄발전소에 치중된 우리 나라의 입지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는 책임감을 갖고 진정성 있는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위험한 원자력발전과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에서 벗어나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은 당장 눈 앞의 이득이 아닌 변화하는 세계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전통의상을 입고 해맑게 웃고 있는 키리바시 아이.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 우리가 함께 대처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미래 마저 바닷물 아래 잠길지 모릅니다.


너무 늦기 전에, 아노테 통 대통령의 구조 요청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가 말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후손들”은 비단 국토가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한 작은 섬나라에 국한되지 않을 것입니다. 기후 변화의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입니다. 키리바시와 같은 섬나라들이 기후변화로 물에 잠기고 나면, 우리도 환경 재난으로 인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 손민우 / 그린피스 기후 에너지 캠페이너


▶ 세계를 향한 키리바시의 요청을 기억하고 널리 확산시켜 주세요!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도 더 많은 이들이 알아야할 소식입니다.

▶ 기후변화 관련,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기후 에너지 캠페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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