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청정낙원을 찾아서: 그린피스 하바산 원정, 그 첫 번째

16년 전 최초로 중국 하바산을 오른 여성, 다시 한번 그곳에 오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오염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극명하게 나타나는 오염이 있는가 하면, 과학적인 테스트를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한 오염도 있습니다. 이처럼 숨어있는 오염은 공기나 강을 통해서, 또는 바다에 의해 지구 반대편까지  이동하기도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오염은 얼마나 심각할까요? 그린피스 탐사단이 북적대는 도시를 벗어나 지구의 8대 고도로 먼 탐험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에서 물과 눈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첫 번째로 향한 곳은 중국 윈난성의 하바설산입니다.  

* 하바설산을 구글 지도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눈 덮인 설산의 진풍경을 보실 수 있답니다!  


산악인들의 성지, 하바설산의 오염을 확인하기 위해 탐사단이 꾸려지다


하바설산은 윈난성 샹그릴라시(市)에 위치한 설산으로 최고봉의 높이가 해발 5,396M에 달하고, 해발 4,900m부터 설선(雪線)이 시작됩니다. 주봉 주변으로 4개의 작은 봉우리가 솟아 있습니다. 하바설산 아래에 사는 소수민족인 나시족 언어로 “하바”는 “금꽃”을 뜻합니다. 이 곳은 산악인들에게는 성지이자 이번 탐사의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수 많은 등반을 했지만, 고산지대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탐사 준비는 특히 중요했습니다. 물론 전문 장비도 필요하지만, 믿을 만한 팀을 꾸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장비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쁜 마음으로 이번 탐사에 참여했습니다. 가이드를 맡은 하오시를 포함해 팀원 모두 뛰어난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고, 처음으로  함께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여정에서 항상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오시'는 현지 전문 산악가이드입니다. 탁월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꼼꼼하고 믿음직한 전문가입니다. 하바설산을 천 번도 넘게 올라갔고, 그가 가이드 한 등반객의 수는 1만 명이 넘습니다. 1일 가이드 회수 4회라는 기록도 세웠습니다. 하오시의 조카 '아시'는 하오시만큼이나 훌륭한 기량을 갖춘 활발한 성격의 젊은 가이드입니다. 사진작가 '더루이씨아'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전문 아웃도어 사진작가입니다. 신장 출신의 카메라맨  '사이풀라미'는 덩치가 크고 숫기가 없는 편이지만 자신의 일에는 매우 꼼꼼합니다.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팀원들에게 포즈를 다시 취할 것을 요청하곤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오랜 동료이자 산을 너무나 사랑하는 '종유'가 있었습니다. 그녀의 오랜 등반 경력을 볼 때 이번 탐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입니다.


16년 전: 뜻 밖의 좌절 딛고 하바산 정상에 오른 그녀


16년 전 종유는 여성 최초로 하바설산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그 때 그녀의 곁에서 가이드를 한 사람이 바로 하오시입니다. 16년이 지난 지금 예전 파트너가 다시 만났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16년전 하바산에서 지퍼가 고장난 면재킷을 입고있는 종유

종유가  오래전에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녀는 지퍼가 고장 난 면 재킷을 입고 있었고, 하오시는 맨발에 천으로 된 신발과 블레이져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1999년 5월, 종유는 하바설산의 첫 등반길에 올랐습니다. 출발 당시에는 날씨가 좋았지만, 자갈지대를 지나 빙하지역에 다다르자 짙은 안개를 만나 시야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가파른 경사면을 올라가다 등반팀은 그만 방향을 잃었고, GPS에만 의존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상으로 향하던 중 종유은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뜨렸습니다. 한 걸음 내디디면 두 걸음 미끄러지기를 반복했습니다. 다른 팀원들에게 방해가 될까 우려한 나머지 종유와 하오시는 등반팀에서 떨어져 나와 밧줄을 이용해 크레바스(빙벽의 틈)를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팀원들은 크레바스와 악천후로 인해 정상을 30m 남겨둔 상황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1999년 10월, 종유는 하바설산 등반에 재도전을 했습니다. 날씨는 지난 등반 때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빗줄기가 거세게 몰아쳤다가 무지개가 나타나 장관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거친 바람, 영하의 기온, 시계불량 등 그 무엇도 그녀를 막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종유와 등반대는 마침내 하바설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하바산 정산 등반 성공후 기쁜 모습의 종유(가운데)와 친구들의 기념사진. 사진이 흐릿한 것을 통해 당시 상황이 녹록치 않았음을 알수 있음.

 


16년 후: 좋은 팀원들, 그리고 그린피스와 함께 시작된 재도전


시료를 채취해야 했기 때문에 20kg이 넘는 장비와 물품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먼저 베이징에서 온 종유와 준비를 한 다음, 카메라맨과 합류하기 위해 서둘러 리장으로 향했습니다. 하바마을에 도착해 하오시를 만난 뒤, 곧 바로 하바설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하오시의 도움을 받아 장비와 물품을 계속해서 정비했습니다. 코 앞에 우뚝 선 하바설산 위의 설벽에는 엷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해발 4,070m 지점에 중간기지를 설치해 이틀 정도 머무르면서 몇 가지 일을 처리했습니다. 정상을 향해 출발 하기 직전 우리 모두 “전투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하오시는 눈 위를 걷는 방법, 눈 덮인 비탈면을 오르는 방법, 등반 속도와 등반 자세, 아이스 액스(얼음도끼)와 밧줄, 안전장소 사용법 등 주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고산병 증상과 대처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었고, 경사면에서 미끄러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스노우피크 사용법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모든 설명을 마친 하오시는 각 팀원의 카메라를 일일이 점검하고 알맞게 조정해 주었습니다. 

사실 하오시는 마을 주민에게 부탁해 알파인 이끼를 준비해 왔습니다. 등반 전날 밤 팀원 모두 알파인 이끼차를 마셨습니다. 이 차를 마시면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 날 시작될 여정이 얼마나 힘겨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었습니다. 가이드인 하오시가 아주 소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이 매우 놀라왔습니다.  


“16년 전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카메라맨이 종유에게 물었습니다. 그녀는 마을의 길이 더 넓어진 것 말고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정상으로 향하면서 예전의 기억이 마치 어제처럼 생생하게 되살아 났습니다. 자연환경은 크게 달라지 않은 것 같았지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도로가 정비되었고 새로운 건물이 생겨났고 여행자의 수도 늘어났습니다. 여러 시설들이 새로 들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제 등산은 소수의 사람들만 하는 활동이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새로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장비와 자격요건은 사용이 더욱 더 용이해지고 전문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인간 활동은 원시상태의 자연에 어떠한 변화를 야기하고, 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그 대답을 찾는 것이 바로 그린피스 탐사 목적입니다.


글: 그린피스 원정대원 레이 유팅

            

                   


[#‎TRASHHUNT] 이 구역 쓰레기는 내가 접수한다!!


그린피스 원정대 처럼 머나먼 8대 고도로 함께 가실 수는 없지만, 8월 한달 간 온라인을 통해 "쓰레기 사냥" 챌린지에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1단계: 쓰레기 사냥 나서기! 내가 사는 일상 공간이나 가까운 자연으로 쓰레기 사냥을 떠나세요! 

2단계: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하기! 창의적인,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두 눈을 사로잡는, 멋진, 바로 이런 표현과 어울리는 사진 또는 비디오를 촬영하세요. 

3단계: SNS에 해시태그, 촬영 장소와 함께 공유하기! 해시태그 #trashhunt #detoxoutdoors 와 함께 여러분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해주세요. 어디서 촬영했는지 촬영 장소도 태그! 

4단계: 쓰레기 버리기 잊지 말기! 촬영이 끝난 후 쓰레기는 꼭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 쓰레기 사냥 인증샷 이벤트는 8월 31일까지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멋진 인증샷을 남기신 분에게 소정의 상품을 드립니다. 선정되신 분에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개별 연락 드립니다.


[*8월 1일 쓰레기 사냥 관악산 산행은 마감되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7월 25일, 8월 1일, 아웃도어를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관악산 산행에 나섭니다. 독성 물질과 유해한 쓰레기 등 청정해야 할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인간의 흔적을 찾아 접수할 원정대를 모십니다. 

 프로그램 내용 확인 및 신청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