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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빛보라 Dec 17. 2023

호들갑 달인

그림책 『플라스틱 공장에 놀러 오세요』를 읽고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아이들은 사람이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는 사실에 적잖이 당황하고 놀랐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는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지적하기가 한결 편해졌는데 이런 식이다. 계속 펜이나 학용품을 입에 넣고 빠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면 담임은 하지 말라는 잔소리에 더해 이렇게 하면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면 조금 덜 잔소리 같고 걱정되어 해 주는 말처럼 느껴지게 할 수 있다. 작은 요구르트가 급식의 후식으로 나온 날 어김없이 요구르트를 뒤집어 꽁지를 깨물어 쪽쪽 빨아먹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면 담임은 말한다. 이건 미세플라스틱을 거르지 않고 곧바로 먹는 행동이라고. 그러면 깜짝 놀라서 그만두곤 한다. 딱풀을 손가락에 묻혀 끈적하게 만들며 노는 아이들이 있다. 그러면 딱풀의 화학 성분이 몸속으로 곧장 스며들어 정말 좋지 않다고, 몸속에 쌓이면 밖으로 저절로 빠지지도 않는다고 말해준다. 그냥 하지 말라고 말만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효과가 좋다. 그런데 정말 진심으로 걱정돼서 해주는 말인데 이런 내 마음을 알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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