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녹색 바다는 그렇게 차갑지만은 않았다.
다가오는 이별의 순간.
어느덧 이곳 훈련소 생활도 끝이 보인다.
내색하진 않지만 다들 다가올 이별이 내심 아쉬운 눈치.
잠시 빗자루 질을 멈추고 정든 이곳을 찬찬히 눈에 담는다.
녹색 군복 흙투성이가 되도록 뒹굴었던 연병장.
얼음장같이 시린 물을 연거푸 쏟아내던 개수대.
늘어진 초록 지붕 위 얇게 쌓인 하얀 눈.
하얀 눈꽃들이 반짝거리며 바람에 흩날린다.
뿔뿔이 흩어지는 그 모습은 마치
이곳을 떠나는 우리를 보는 것만 같다.
저 눈꽃은 눈이 아닌 소금.
보이지 않지만 가슴속 남아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