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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충덕 Nov 18. 2023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작품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는 사회 변화에 따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주제로 탐구한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다음 해를 전망하는 책들이 쏟아져 트렌드를 전망한다. 저자 송길영은 귀납적 방법으로 사회 현상을 관찰한 연구 결과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보한다. 대가족사회에서 핵가족 사회로 변화를 경험했던 우리 사회가 개인이 주체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핵개인이란 개념을 앞세워 책의 논리를 만들었다. 형이상학이 연역이라면 귀납은 경험의 관찰이다. 귀납은 공자가 말한 술이부작이다. 


   핵개인의 시대를 도출해 내는 과정은 현상을 분석하여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첫째 영역은 “어떤 것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님을, 모든 것은 우리가 지금 만들어나가고 있음을”이라는 부제를 달아두었다. K가 붙은 POP, 무비, 뷰티, 푸드 등에서 K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아니다. K의 오리지널리티는 프롬 코리아가 아닌 메이드 바이 코리언으로 보고, 열린 상태에서 새로운 인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해석한다. 문화에서 관찰할 수 있는 변화를 소개한다. 예로 


“나 서른두 살이에요. OK? 서른두 살이면 여자친구 있어야죠”를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큰 애가 좋아했던 god 박준형 이야기는 연예인의 공개 연애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 기점이었단다. 나는 이제 알았다.   


    ‘서울러’라는 표현은 파리지엥, 뉴요커처럼 국가 아닌 도시인의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의미다. 능력주의에 대비되는 다양성 담론을 형평성, 포용성, 다양성의 단계로 구분하고 앞 조건이 충족될 때 다양성 있는 사회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학력이 최고의 약력이던 시대는 권위주의와 함께 끝나고 있는데 이를 언어의 현행화(양성평등은 성평등, 유니섹스는 젠더리스로, 남성적 여성적이라는 표현마저도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꺼려지는 분위기 등)를 통해서 알아챈다. 표현의 현행화, 동시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꼰대다.      

   둘째 영역은 생성형 AI 로봇이 나와 경쟁해야 하는 사회를 그린다. 개인은 속도면에서 생성형 AI와 경쟁할 수 없다. AI의 출현은 인류에게 축복이어도 나에게는 재앙일 수 있다. 생존 기술로 무장해야 한다. 내 모든 일상을 포트폴리오화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셋째 영역은 채용이 아니라 영입이라는 단어로 가르쳐 쓰는 회사가 역량을 갖춘,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플랫폼 프로바이더를 원하는 회사로 바뀜을 보여준다. 영입대상이 되도록 준비하라. 개인의 유동성과 조직의 역동성을 같은 의미로 보며 역동성이 커지면 권위가 액상화 된다고 본다.     


   넷째 영역은 ‘효도의 종말, 나이 듦의 미래’로 장 제목을 정하고, 소설 <가녀장의 시대>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빌어 가족시스템을 재정의한다. 청년은 불안하지만 미래가 있고 노년은  안정되지만 회한이 있다. 노인, 어르신보다 시니어로 불려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 매너는 수시로 업데이트되기에 계속 물어보고 배우라 한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라고 말한다. 내가 나의 삶을 잘 살아야 한다. 4장에서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가 소설을 빌어 나이 듦의 미래를 풀어가고, 내 브런치북 <그 책, 좋아>는 30장 ‘그대도 틀딱이 된다’에서 여러 권의 책에서 언급한 통계와 주장, 에세이를 통해 노령화를 풀어두었다. 언급한 관심 사항이 중복된다. 작가 한 사람이 노령화 시대의 해결책을 내는 것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 정부도 해내지 못하는 일이다. 연대와 함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그나마 제안할 최선 안이라 본다.      


   다섯째 영역이 책의 결론인 ‘핵개인의 출현’이다. 부모를 봉양했으나 자식으로부터 봉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세대를 ‘미정산 세대’라 개념 지어 놓았다. 핵개인 시대에 개인은 문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숫자, 이미지, 영상을 포괄한 디지털 영역을 이해하는 리터러시를 가져야 한다. 협업이 증대하는 사회에서 생존하려면 연결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기 역량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가 기대하는 ‘핵개인’의 모델로' 어른 김장하' (' 나한테 갚지 말고 사회에 갚아라 ')를 이야기한다.      


책을 덮고 나는 어떤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나? 내가 가진 역량은 뭐가 있지? 묻는다.   


2023.11. 18(토) 정오       


https://brunch.co.kr/brunchbook/grhill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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