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문답

세바시 지음

by 노충덕

성장문답


유튜브에서 유시민 작가의 짧은 이야기를 듣고 신선한 콘텐츠라는 인상을 받는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란 프로그램에서 기획한 성장문답 강의영상이다. <성장문답>은 반응이 좋았던 강의를 책으로 엮어 낸 거다. 허망하고 착잡한 상태에서 읽으니 명강의 수용도가 떨어진다. 딸아이에게 읽으라 권한다.


‘나답게 산다는 게 뭘까’,

‘미움받을 용기가 없는 당신에게’,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하여’,

‘내 마음 같지 않은 남이지만’,

‘기대가 많거나 실망이 크거나’는 7개 장 제목이다.

마음, 결핍, 결정, 상처, 극복, 관계, 가족을 어떻게 보고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정신과전문의, 작가, 변호사, 패션 큐레이터, 교수, 평론가 등 전문가와 실력을 갖춘 강사들이 경험을 토대로 답한다.

콤플렉스는 일종의 불안에서 오는 문제니 걱정과 맞서 싸우지 말고 ‘되치기’하란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 노력하지 마라. 둘은 날 싫어하고, 일곱은 관심 없고, 하나만 나를 좋아한다. 미움받을 용기는 특별한 게 아니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거야라고 편하게 생각하라.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아. 일단 미안하다고 말하라.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라.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구체적인 보상을 제안하라. 약속을 잡을 때 상대에게 복수의 선택지를 줘라.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힘들 때, 성숙이란 말은 예쁘지만 성숙하려면 통증이 필요하다. 그 통증을 만드는 게 트라우마다. 트라우마는 나한테만 있는 재수 없는 일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다 있다. 트라우마를 삶의 구성요소로 보고 자기 상처를 사랑하자.(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돈이 없다고 불행하다 생각하지 말라. 돈으로 얻을 수 없는 것 중에 부부가 할 수 있는 것, 아이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라. 더 많은 돈이 생기지 않더라도 내 배우자와 아이, 친구들과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그 일을 실천하게 된다면 우리는 별로 불행하지 않을 것이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 행복을 느끼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쉽게 상처받는 사람아. 남이 나를 인정해 준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에게 순간일 수 있다. 잘 보면 그 사람이 나한테 그렇게 소중한 인물도 아니다. 누구를 만나든 인정받기를 열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라. 자식을 남과 비교하지 마라. 아이들 각자가 갖고 있는 특성이나 능력, 자질이 분명히 있다. 이런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위에서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서천석 정신의학과 전문의)

상처를 주거나 받는 일이 잘못되었거나, 이상하거나,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다. 내가 안 보는 곳, 듣지 못하는 곳에서 누가 내 험담을 해도 내가 그걸 듣기는 어렵다. 화살을 쏘았을 때 그 화살을 맞는 것은 가까운 사람이 쏘았기 때문이다. 상처는 가까운 사람한테서 받는 거다. 옳은 지적이면 고맙게 생각하고 받아들여라. 옳지 않은 지적이라고 생각되면 아니라고 얘기하면 된다.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이 문제에 관해서는, 누구도 내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자세다. 인생의 철학이 없어서 고민하지 마라. 인생은 자기를 표현하는 과정이다. 일, 놀이, 사랑, 연대의 내용이 사람마다 다 다를 수밖에 없고 이 네 가지를 어떤 비율로 어떻게 결합하느냐도 사람마다 다르다. 나의 본성을 잘 표현하면서 살아가는 인생, 그것이 좋은 삶이다. 남이 그것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는 상관없다. 나 스스로 내 삶이 의미가 있다고 느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글쓰기가 두렵다면, 아주 정확한 어휘와 훌륭한 문장을 잘 쓴 책을 많이 읽어라. 계속 써라. 컴퓨터에, 작은 메모지를 가지고 다니면서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하루에 30분씩 아무거나 써보라. 1년만 하면 글쓰기 능력이 엄청나게 발전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아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사람이 된다.(유시민)

패션 감각이 없다고 걱정하지 마라. 패션은 구매하는 것이지만 스타일은 소유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을 어디에서 만나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떻게 예의를 보여줄지, 그 사람에 대한 존중감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등이 섞여 있는 것이 스타일이다. 스타일이 중요하다.(패션큐레이터 김홍기)

열등감을 극복하고 싶다면 자신과 약속하고 어떤 목표를 세운 다음에 그걸 지켜가는 과정을 경험하라. 열등감은 극복할 수 있다.(서민 교수)


감정 노동 때문에 힘들다면, 몸을 쓰고 햇볕을 찌면서 산책하고 음악을 듣고 마음이 맞는 사람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면서 위로도 받는 등 계속 채워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 ‘육체의 능동이 영혼의 능동과 평행한다’(스피노자)


시사에 어둡다면 이렇게 하라. 추상적으로 경제 정책에 대해서 어떤 정책이 좋고 어떤 정책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입장에서 무엇이 유리하고 불리한가를 따지는 식으로 정보를 접하고 공부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길게 보아 ‘이 사회가 이렇게 변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것의 철학적 기초가 바로 자기 가치관이다. (정관용 정치평론가)


기본적으로 인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내가 줄 수 있는 범위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필요가 보인다.(조우성 변호사)


잘못을 고치지 않는 친구 때문에 열받지 마라. 내가 뭘 원하는지 알면 상대가 더 편안해진다. 알아서 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뭘 원하는지 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나의 선물이다.(박재연 Re+리플러스 대표)

부부생활은 단막극이 아니라 지루할 대로 지루한 대하드라마다. 잘잘못을 가릴 것 없이 누군가 한쪽에서 건강한 에너지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관계는 언제든지 회복 지점으로 간다. 배우자가 꼴 보기 싫어도 각방으로 가지 마라(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교수)


P.S. 2017.11.3.(금)

P.S. 2025년에 보니, 위 사람 중에는 정치에 기웃거리다 쪽팔리게 된(내 생각이다) 사람도 있다.


화면 캡처 2025-11-13 17310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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