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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다 May 22. 2023

관계의 무게


 나는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관계라는 이름으로 맺어지면, 그 순간부터 서로가 같은 무게를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관계가 소원해질 때면 '나만 더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내가 더 손해를 보는 것 같다'라며 이기적인 마음을 떠올리는 사람들을 가끔 보지만, 나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리곤 한다. 스스로가 그런 마음을 떠올렸다면, 상대방 또한 똑같은 마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나는 올바른 관계란 '희생의 무게'를 감내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시간. 자신이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이익들을 관계를 위해 치환할 줄 아는, 그런 현명한 사람들의 권리.


 오늘도 나는 나를 둘러싼 수많은 관계들에 엮여있음을 느끼지만, 복잡함에서 오는 고민보다는 나의 자세에 대해서 반성하고 또 한 번 돌이켜보게 된다.


 다리가 부서지는 순간, 놓인 물건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마는 책상처럼, 내가 지탱해야 하는 무게를 힘들다고 포기해버리면, 관계 속에서 쌓인 마음들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버릴 수 있다는 그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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