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토리28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 오대우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업 <널 위한 문화예술>의 오대우 대표님을 만나 문화와 예술, 그리고 미디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성장한 이들의 경험담, '그로스토리' 시리즈입니다. 시행착오를 먼저 겪고 성과를 낸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실무 꿀팁을 얻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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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그로스쿨 대표, 이하 최 : 소개 부탁드립니다
오대우 널 위한 문화예술 대표 : 문화예술 콘텐츠를 친절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게끔 영상이나 텍스트 콘텐츠를 통해 풀어내고자 하는 문화예술 미디어 스타트업, 널 위한 문화예술의 대표 오대우입니다.
최: 미디어 스타트업도 어려운데 문화, 그리고 예술까지 들어가 있어요. 이 어려운 조합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오대우 대표 : 처음 시작할 때 지금의 형태를 생각한 건 아니에요. 제가 원체 공연이나 전시 관람을 좋아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문화예술 쪽 일을 했는데요. 무대 만들거나 음향 준비하거나 그런 일이요. 근데 일 때문에 공연장 오다가다 보니, 관련 잡지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걸 아무도 안 보더라고요. 아무도 안 보길래 왜 안 볼까 싶어서 저도 한번 펴봤더니…
최 : 봤더니…
오대우 대표 : 재미가 없더라고요. 저도 나름 마니아인데, 제가 봐도 재미가 없고, 관심 갈만한 내용도 부족하고, 내용도 대부분 칼럼 느낌의 개념 설명인데, 이걸 보면서, 아. 문화 예술 쪽은 콘텐츠나 미디어가 낙후되어 있구나. 싶었고, 그럼 내가 해보면 어떨까 해서 2~30대 문화 예술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 스튜디오를 만드는 걸 초기 목표로 시작을 했습니다.
최 : 콘텐츠 스튜디오요? 살짝 모호하기도...
오대우 대표 : 사실 시작할 때 어떻게 돈을 벌어야겠다. 이런 것보다는 콘텐츠 바이럴만 생각했었요. 당시 문화예술계엔 블랙리스트 문제, 문단 내 성폭력 같은 이슈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언급해 우리가 지속적인 공론장을 만들어보자라는 개념으로 문화예술 시사 이슈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정말 폭발적인 거예요. 이때 발견한 거죠. 문화예술은 누구가 관심은 있지만, 이 생태계 전반을 아무도 다루고 있지 않구나. 그래서 문화예술 콘텐츠로 잘하면 돈을 벌 수 있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최 : 시작하자마자 대박이?
오대우 대표 : 망하기 직전까지 갔었죠. 2018년 5월에 창업하고 4천만 원 시드 투자를 받고 시작을 했거든요? 근데 5개월 만에 다 썼어요. 3명밖에 없었는데, 우리 인건비로 다 끝나고, 다음 달이면 이제 망할 상황이 된 거예요.
돈 벌 계획 없이 콘텐츠만 하다 보니
어떻게 돈을 버는지 몰랐어요.
그때 팀원들과 작별하고, 다시 정비했죠.
최: 지금 멤버들은 언제 합류하신 건가요?
오대우 대표 : 딱 그때였어요. 지현 님 정우님이 마침 문화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내시던 인플루언서 분들이었는데, 찾아가서 우린 이런 비전이 있고, 문화 예술계에서 가장 잘 될 기업이고, 문화예술에 관객 개발이나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는 팀이 될 것이다.
최: 근데 월급은 한 달 남았다…
오대우 대표 : 그렇죠. 근데 신기한 건 또 흔쾌히 합류해주시더라고요. 그리고 진짜 신기한 게, 그분들 합류하자마자 수익이 나는 거예요. 처음으로 인건비 대비 흑자가 났고, 5개월 지나니 BEP를 넘기기 시작했거든요.
최 : 널위문의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채널은 굉장히 빠르게 성장했는데요,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은 분기점이 된 콘텐츠가 있나요?
오대우 대표 : 처음에는 철학적인 담론 같은 걸 많이 다뤘어요. 예술 작품 속 동물을 활용하는 거는 동물권에 문제가 될까? 라든가, 완전히 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은 가능할까, 이런 것들을 다뤘는데.
최 : 어렵군요…
오대우 대표 : 그렇죠. 매니악한 주제들이었죠. 그런 걸 다루다가 어떤 고민이나 화두를 던지는 대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보자 해서 ‘바스키아’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장 미셸 바스키아’라고 그라피티 아티스트로 유명한 분인데, 영상 올라가자마자 저희가 예상했던 평균 수치를 하루 만에 달성하고 갑자기 확 떴어요. 알고리즘을 타고 엄청 퍼진 거죠.
바스키아가 그 분야에서는 정말 유명한 분이거든요? 팬덤도 어마어마하고요. 그때 깨달았죠. 우리가 그동안 너무 ‘예술’적인 것만 만들었구나. 그때부터 타깃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를 발견해 가면서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바스키아 콘텐츠 나간 시점이 구독자수 6천 명 정도였는데, 그 직후에 10만이 되었고, 맞춰 저희의 방향을 정할 수 있었어요
최 : 어떤 방향성이었나요?
오대우 대표 : 문화예술에 관심 있어하는 분들이 편하게 즐길만한 걸 만들어야지 아예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예술하지 말고 좋아할 만한 것을 더 좋아하게 해 드리자.
최 : 그렇죠. 모든 콘텐츠는 듣고 싶은 얘기를 해 주는 것이니까요. 이 책은 그런 관점에서 쓰인 건가요?
오대우 대표 :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을 해 주시면 돼요. 널위문은 사람들에게 예술의 순간을 늘려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영상을 접하는 게 어려운 분들도 있어요. 유튜브나 소셜 미디어에 친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계시고, 영상보다 텍스트가 더 편한 분들도 있으시니 포맷을 다양화해본 거죠. 또 만드는 입장에서는 영상에 담지 못한 얘기들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서 좋았고요.
최: 널 위한 문화 예술에서 ‘문화’도 어려운데 ‘예술’까지 있네요.
오대우 대표 :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문화와 예술, 저희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우리가 문화와 예술을 어떻게 규정할까에 따라 브랜드 컬러가 확실해질 거라는 생각이 있어요.
최: 문화 예술하면 딱 떠오르는 건 연극, 미술, 클래식 음악, 이런 건데요.
오대우 대표 : 보통 문화 예술이라고 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장르적 구분을 많이 해요. 이건 현대 미술, 이건 고전음악, 근데 저희는 그렇게 구분해서 하나씩 접근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문화 예술의 장르를 넓혀드린다는 개념으로 가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어요. 아이돌을 다룬다고 하더라도 분명 예술가 적인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거든요. 이러한 고민이 저희의 차별화, 그리고 콘텐츠의 결이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최 : 예술가 하면 어렵고, 자기 하고 싶은 얘기를 더 많이 하는 사람들 같은 느낌도 있죠. 반면에 문화는 대중문화 전반을 얘기할 수 있으니, 이니까, 이 두 가지를 같이 그것도 “당신을 위해서”라고 하니 이름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문화 예술이라는 시장은 소수의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장 아닌가요?
오대우 대표 : 산업관점으로 보면, 예술 시장은 니치한 시장이지만, 그중 가장 크다고 얘기해요. 버티컬 하지만, 굉장히 넓다. 그래서 정말 매력적인 시장이죠. 규모가 결코 작지 않아요. 단순히 유튜브 구독자 수만 봐도 저희 채널만 40만 명 정도니, 최소한 40만 명은 관심을 갖고 있고 즐길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최소한이요.
최 : 그리고 누구나 연말에 공연 한번 봐야지, 하는 문화 예술에 대한 니즈까지 포함하면, 정말 큰 시장일 수도…
오대우 대표 : 워라밸, 주 52시간 근무제, 같이 여가 시간이 계속 늘어나는 건 분명하기에 예술 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최 : 협업도 많이 하시죠?
오대우 대표 : 공연장이나 문화재단, 대기업의 사회공헌 부서, 그리고 최근엔 예술을 활용해 비즈니스적인 가치로 연결하고 싶어 하는 기업(아우디, 폭스바겐)들과 마케팅 프로모션을 함께 하고 있어요.
최 : 대표님의 문화생활(?)도 궁금합니다.
오대우 대표 : 저는 많이 못 즐기고 있고요. 하지만 더듬이를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문화예술 관련된 콘텐츠나 정보를 항상 찾아보고 있고, PC나 폰 붙잡고 예술 키워드 검색해 보고 해외 이슈도 빠르게 쫓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 : 요즘 문화 예술 계의 트렌드? 이슈? 는 어떤 것이 있나요?
오대우 대표 : 정확한 데이터는 찾아봐야 하겠지만, 제가 체감상 느끼는 건 이제 문화예술을 관람하는 걸 넘어 경험하는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는 것 같아요. 경험이라 하면 미술이라면 예전에는 그저 전시를 즐긴다고 했다면, 이제는 직접 작품을 구매한다던지, 직접 그린다던지 하는 거죠. 감상을 넘어 생태계에 참여하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최 : 코로나로 인해 공연시장은 위축되었을 것 같은데
오대우 대표 : 공연 쪽 시장은 좀 정체가 되고 있는 편이긴 해요.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마니아 위주의 시장이 돼가고 있고요. 1회 관람자보다 4회 차 관람하시는 분들이 훨씬 많은 시장이에요. 연극은 좀 어렵고
최 : 미술 전시 쪽은 어때요?
오대우 대표 : 미술은 책으로 비유하면 스테디셀러거든요? 근데 코로나 이슈로 많은 전시관들이 ‘사전 예약제’를 도입했는데, 이 덕에 매진이 잘 되는 경우도 있어요.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수요가 늘고, 사전 예약에 참가하지 못한 분들이 다른 전시를 찾는 식이죠.
하지만 신진작가가 발굴되거나 작품을 펼칠 수 있는 판로 자체는 오히려 보수적이게 돼, 코로나 이후로 더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최근에는 NFT 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신진작가분들도 NFT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홍보하는 일도 많아졌어요.
최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예술가도 궁금합니다.
오대우 대표 : 고전 작가 중에는 마르셀 뒤샹을 제일 좋아합니다. 변기 작품으로 유명하신 분이에요. 그리고 ‘짐 캐리’를 좋아해요.
최 : 마스크의 그 ‘짐 캐리’ 요?
오대우 대표 : 짐 캐리도 그림이 되게 좋습니다. 이제 중견으로 불릴 정도로 화가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림이 되게 특이하고 그리고 직관적이어서 좋습니다.
최: 최근에 우리나라 연예인들도 그림 많이 그리잖아요?
오대우 대표 : 요즘 연예인 작가분들에 대한 비판 의견이 많긴 해요. 그분들에게 너무 과도하게 관심이 몰린다는 비판인데, 저는 예술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연예인 분들이 참여하면서 예술에 대한 환기를 시켜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유명하고 실력까지 있는 분들이 예술 쪽에 참여를 하면, 그분들을 통해 문화예술에 더 관심을 가져주실 수 있으니, 생태계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지요.
BTS의 RM이 미술을 좋아해 관람을 많이 다니는데 RM이 갔던 전시는 다 매진이 돼요. 그러면은 그런 것들을 활용해서 이 시장을 더 호황으로 만들 수 있는 걸 산업적으로 고민했으면 하나, 아무래도 파이를 보는 입장과 그 안에서 플레이를 하는 입장은 조금 다른 것 같긴 합니다.
최 : 문화예술에 입문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오대우 대표 : 일단 우리 책을 보시고요(웃음). 검색부터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구글 아트 앤 컬처 이런 데만 들어가도 명화들을 고화질로 볼 수 있거든요.
심지어 VR로도 볼 수 있어요. 처음에는 그렇게 접근을 해 보시는 것도 좋고 그 과정에서 어떤 명화가 나한테 와닿았을 때 그에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면 의외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사람에 대한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의 성격과 상황이 보이면 더 재미있어질 거예요.
그러면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고, 그렇게 조금씩 문화예술과의 접점이 늘 수 있지 않을까요?
최 : 앞으로 널위문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까요?
오대우 대표 : 널 위한 문화예술의 비즈니스 모델은 새로운 브랜드들을 계속 만들어가는 거예요. 문화예술계의 브랜드들. 저는 문화예술계의 많은 문제점들이 콘텐츠를 친절하게 만드는 데서 해결이 될 것이라 생각해서 창업을 한 거거든요.
저희가 교양 콘텐츠, 전시 소개, 책 소개 콘텐츠를 하는데 앞으로는 작품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께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드리거나 전시 현장의 오디오 도슨트를 저희가 직접 한다는 식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 꼭지들이 많아요. 어디서든 널 위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죠. 그렇게 저희가 예술의 시작점이 되는 게 목표예요. 그래서 더 노력할 테니 많이 찾아주셨으면 해요.
널 위한 문화예술이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친절하면서도
가장 유명한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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