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을 덜어낸 자리에 자라나는 문해력

Chpter 6 : 한글 떼기보다 급한 '낱말 주머니' 채우기

by 테라

글자를 읽는데 뜻을 모르는 아이들

“선생님, 우리 아이는 한글을 일찍 뗐는데, 정작 문장의 뜻을 물어보면 멍한 표정을 지어요.”

최근 현장에서 제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고민입니다. 글자를 소리 내어 읽는 ‘해독(Decoding)’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문장이 품고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독해’ 능력은 턱없이 부족한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요리 도구(글자)는 완벽하게 갖췄는데, 정작 요리할 재료(낱말)가 텅 비어 있는 냉장고와 같습니다. 글자는 기호일 뿐입니다. 그 기호를 읽어냈다고 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책 읽기가 아니라 '소리 내기 작업'일 뿐입니다. 아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내린 결론은 명확합니다. 한글을 몇 살에 떼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마음속에 얼마나 풍성하고 맛깔난 낱말 주머니가 채워져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떤 단어를 읽었을 때 그 단어와 관련된 냄새, 소리, 촉감, 그리고 경험이 실핏줄처럼 연결되어 있어야 진짜 문해력이 시작됩니다.


혹시 우리 아이도? 가짜독서 3가지 유형

해결책을 알아보기 전에, 우리 아이가 진짜로 읽고 있는지, 아니면 읽는 척만 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 자주 목격되는 '무늬만 독서' 유형들입니다.

1. 앵무새형 (Sound Machine) :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 유창하게 소리 내어 읽습니다. 하지만 "방금 읽은 게 무슨 뜻이야?"라고 물으면 "몰라요"라고 답합니다. 진단: 글자라는 기호를 소리로 바꾸는 기술만 발달하고, 의미 연결 회로가 끊어진 상태입니다.

2. 눈치코치형 (The Guesser) : 글자를 듬성듬성 읽으면서 그림을 보고 내용을 때려 맞힙니다. '자동차'라고 써있는데 그림이 버스면 "버스!"라고 읽습니다. 진단: 어휘력이 부족해서 글자보다는 그림 정보(Context)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입니다.

3. 스피드 레이서형 (The Skipper) : 책을 후다닥 넘기며 1분 만에 "다 읽었다!"고 외칩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멈추지 않고 징검다리 건너뛰듯 스킵(Skip)해 버립니다. 진단: 내용을 이해하는 것보다 '완독했다'는 성취감이나 빨리 끝내고 놀고 싶은 마음이 앞서는 경우입니다.


낱말 주머니를 채우는 다섯 가지 비법 레시피

1. 명사보다 '동사'와 '형용사'로 맛을 내세요.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테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어린이를 잘 이해하는 선생님이자,선생님들의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growing_room 상담 심리사이자, 좋은 글에 다정하게 다가가는 댓글러 입니다. :-)

17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32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