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도 통역이 될까요?

by 테라

따뜻한 봄 햇살이 비치는 교실

3월의 첫 시작,

그 어색함은 이제 제법 서로에게 익숙함으로 물들어져 각자의 방식으로 친구를 탐색하고 마음을 나눕니다.

매일매일 즐거운 이곳,

친구들과 이 놀이에도 항상 웃음꽃이 활짝이면 좋겠지만

작은 친구들이 주고받는 마음의 주파수는 매번 일치하지 않는 때가 종종 있답니다.


등 뒤로 와락 달려들어 껴안기,

얼굴을 두 손으로 덥석 만지기,

반가운 마음에 어깨를 팡팡 치며 인사하기.

옆에 앉겠다며 친구에게 밀착하기.


어른들의 눈에는 영락없이 사랑스럽고

반가운 애정표현이지만,

이 서툰 스킨십이 교실에서는 작은 소동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선생님, 쟤가 자꾸 때려요."

"선생님, 얘가 날 아프게 했어요."


갑작스러운 스킨십을 즐기지 않거나,

자기만의 공간이 중요한 친구들에게

허락되지 않은 다가옴은 반가운 인사가 아니라 깜짝 놀랄 침범이자 공격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울음을 터트리는 친구 앞에서, 애정을 표현했을 뿐인데 졸지에 친구를 괴롭힌 아이가 되어버린 아이는 당황스럽고 억울한 표정으로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들은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보다,
서로의 다름을 번역해 주는 다정한 통역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지훈이가 수민이랑 너무 놀고 싶어서,

좋아서 꽉 안아주었구나.

그런데 수민이는 갑자기 뒤에서 안으니까 깜짝 놀랐대.

아플 수도 있고 무서웠을 수도 있어.

다음부터는 '너랑 놀고 싶어, 안아봐도 돼?' 하고 먼저 물어봐 주면 좋을 거 같아.

그리고 친구를 안아줄 때는 이렇게 살살~ 친구가 아프지 않도록 부드럽게 안아주면 더 좋지~"


"수민아~ 지훈이가 수민이를 너무 좋아해서 안아주고 싶었나 봐. 하지만 그게 싫은 때는

'하지 마!. 난 이렇게 하는 거 안 좋아해' 하고 이야기해 주면 좋을 거 같아."


유아기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의 마음과 경계를 인지하기 시작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아직 언어 표현이 미숙하여 감정이 신체 행동으로

툭 튀어나오는 아이에게는,

내 마음이 아무리 좋아도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멈춰야 한다는 동의의 개념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예민하고 자기 공간이 중요한 아이에게는

저 친구가 나를 미워해서 공격한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방법이 서툴렀음을 이해시키고,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단호하지만 건강하게 거절하는 법을 연습시켜야 하지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수많은 관계의 거리가 존재합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만큼,

타인이 지키고 싶어 하는 안전거리의 크기도

존중받아야 함을 리 아이들은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는 중입니다.


사랑하는 내 작은 친구들아.

좋아하는 마음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그리고 누군가의 서툰 다가옴에 상처받지 않도록

너희들의 서툰 진심이 오해 없이 예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며 다정한 너희들의 마음을 통역해 줄게.


나의 또 다른 이름,

나는 작은 친구들의 통역사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까요?


아이의 거친 애정표현을 보며 우리 아이가 혹시 공격적인 성향은 아닐까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는 공격성이 아니라, 마음을 언어로 조절하고 표현하는 브레이크가 아직 덜 자라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입니다.


이럴 때는 혼을 내기보다,

네가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은 참 예쁜데

'행동은 이렇게 조심해야 해'라고 마음과 행동을 분리해서 알려주세요.


반대로 친구의 다가옴에 쉽게 놀라고 우는 아이에게는

억지로 양보하거나 참으라고 하기보다,

'싫다고 말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먼저 길러주세요.


오늘 우리 아이의 건강한 관계 맺기 연습을 위해,

가정에서는 어떤 다정한 대화로 마음의 거리를 조율하는 법을 알려주실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