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사무관 승진에서 탈락한 후배를 만났다. 결과를 승복할 수 없는 듯 시종 얼굴을 붉혔다. 승진은 제때 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직급이 높을수록 자리가 한정되어 있으니 승진 경쟁은 매번 치열할 수밖에 없다. 후배도 승진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인맥을 쌓고, 요직을 찾고, 때론 영혼없는 웃음도 지었단다. 한동안 그 후배는 승진 탈락 결과를 쉽게 인정하기 어려워 보였다.
사막 레이스에서 출발선상에 선 선수들은 모두 결승선의 멋진 세리머니를 상상하며 뛰쳐나간다. 광야를 건너고 협곡을 돌아 엄청나게 높은 빅듄과 맞닥뜨린다. 여기가 고비다. 흙먼지와 땀에 뒤범벅이 된 선수들이 혼신의 힘을 쏟지만 정상에 올라선 자와 힘에 부쳐 포기한 자의 모습은 극명하다. 하지만 선수 누구도 급경사의 빅듄을 원망하거나 휘몰아치는 모래폭풍을 탓하지 않는다.
기왕 승진 경쟁 대열에 섰다면 올라서야 하지 않겠는가. 조직을 원망하고, 심사 결과를 부정하는 건 소모적일 뿐이다.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혹시 탈락의 원인이 ‘내 안’에 있지는 않은지. 그래야 다음 기회에 대비할 방안이 떠오른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자. 어쩌면 과거에 답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 포기는 하지 말자. 강해야 살아남은 것이 아니다. 살아남아서 강해진 것이다.
경수생각
우리글진흥원 전임교수
(사)한국강사협회 이사
유튜브 경수생각tv
청백봉사상 수상(31회)
사막·오지 마라토너
https://youtu.be/A26PzNRriEI
https://youtu.be/IPnKCzS_y9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