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어제와 다름없이 잘되지 않았다. 전화를 붙들고 고민한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일까..
책방 한편에 놓인 노트북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소리를 희미하게 내었고, 열어둔 창문 틈으로 가을바람은 사이사이 들어오는 중이고 아랫집인가 윗집인가 노릇하게 구워내는 전어의 고소한 타는 냄새가 진하게 피어올랐다.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전어 굽는 향기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가 오게 한다는 말이 있다. 전어 회에서 고소한 풍미를 느끼며 잘근잘근 씹어먹는 나의 입맛을 예민하게 만들어내고, 기어이 시집간 딸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전어 회 한사리 드실래요?" 말씀드려볼까 내내 궁리를 하고 있었다.
아파트 베란다 창문은 넓기도 넓어, 열어두기만 하면 맛있는 음식이 피어올라 저녁나절 집으로 귀가한 워킹맘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저녁 할 힘은 없고, 어디서 저 맛 좋고 향이 제대로인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집에 쌀이 없어져야 집이 넉넉해진다는 말을 만날 때마다 잔소리처럼 하는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나 드려볼까, 고민하는 저녁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