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식·계단식부터 베이 수까지, 아파트 숨은 가치의 차이
아파트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오랫동안 남향 아파트가 선호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연 남향이 모든 문제의 해답일까? 같은 단지 내에서도 남향 여부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현실을 보면 그 선호가 단순히 햇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더 나아가 복도식과 계단식 구조, 그리고 아파트 전면부 방 배치 방식인 ‘베이 수’가 선택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이 모든 요소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아파트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우선 남향은 채광 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남향 아파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햇빛이 들어오며, 계절에 따라 햇빛 각도가 달라져 여름에는 짧게, 겨울에는 길게 들어온다. 이러한 특성 덕에 남향은 사계절 내내 적절한 채광을 제공해 생활에 편리함을 더한다. 그래서 동일한 단지와 평형이라도 남향 여부에 따라 최소 1,000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까지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한다. 특히 최근 신축 아파트는 남동향이나 남서향 등 남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정남향의 경우는 오히려 찾기 어려워졌다.
다음으로 고려할 사항은 복도식과 계단식 구조다. 복도식 아파트는 평수가 작은 구축 아파트에 많이 적용된 형태로, 공용 복도를 따라 여러 세대가 위치하고 엘리베이터가 양 끝에 배치된다. 복도식 구조는 소음과 환기에서 단점을 가진다. 공용 복도를 지나는 소리가 실내로 쉽게 들리고, 겨울철에는 찬바람이 유입되며 방에 창문이 부족해 환기가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반면 계단식 구조는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두 세대가 배치되어 소음이 적고 환기에도 유리해 선호도가 높다.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의 베이 수 역시 주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베이’는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거실과 방의 개수를 의미한다. 2베이는 전면부에 거실과 안방이 있는 구조로, 대체로 20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에서 볼 수 있다. 방이 3개인 경우 안방을 제외한 나머지 방은 반대편에 위치해 채광이 아쉬울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신축 아파트는 전면에 방이 많이 배치되는 3베이, 4베이 구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채광과 환기 면에서 유리해 3베이가 선호도가 높고, 최근에는 4베이 구조도 확대되는 추세다. 물론 전면부에 방이 몰리다 보니 사생활 보호가 다소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채광과 공간 활용 측면에서 그 인기는 여전하다.
같은 단지와 평형이더라도 남향 여부, 계단식 구조, 그리고 베이 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반드시 최선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본인의 예산과 생활 방식에 맞는 기준을 정하는 일이다. 아파트 구매는 결코 적은 금액이 들어가는 일이 아니므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후회 없는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