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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ngs Jan 16. 2016

두 어린 아들을 키우는 아빠의 삶

고달프다. 아니, 고달팠다. 그래도 니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둘째가 태어나기 바로 전,

약 두달간을 와이프가 대구에 내려가 있었던 적이있었다.

너무 오랜만에 가진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할 새도 없이,

숨막힐듯 바쁜 회사생활로 그 소중한 시간을 다 소비해버렸다.


후회하지말자.

오늘이 최고라 여기자.

항상 이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그 순간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다.

그 후로 다시는 그런 혼자만의 시간이 없을지 생각도 못했다.


두 어린 아들을 키우는 아빠의 삶은,

엄마보다는 물론 덜하겠지만 여간 고달픈게 아니다.

첫째, 둘째가 번갈아 가면서 아파서,

새벽에 퇴근을 하더라도 응급실을 수십번도 더 갔다.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라고 바라왔던 소망은 이루어 진 것 같은데,

휴일에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려고 하면 항상 아빠를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하는 아들놈을 보면서 주먹을 움켜지곤한다.

꼭 앉아만 있으면 녀석들은 목위로 올라온다. 사람들은 누구나 정복욕이있나보다.

아이구, 이런 귀여운 녀석들.

하면서 순간 욱해서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남들은 휴가기간에 유럽을 일주일정도 가고 싶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사치는 바라지 않았다.

일주일만 집에서 혼자있고 싶다.

그래서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던 일들을 다 쳐내버리고 싶다란 생각이 너무나 간절했다.


앞만보고, 더 높이 올라가는 기쁨로 살아왔다.

마음은 간절한데, 다 할 수 있을것 같은데,

어깨위로 올라탄 두 녀석이 갈수록 무거워져, 괜히 제자리에 머물러지는것 같아 원망스로울 때도 있었다.


-6살, 7살.

이런 마음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슴속에 들어앉아 새벽에 다크서클과 함께 컴퓨터앞에 앉아있는 나를 괴롭혔는데, 막상 글로 쓰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마저도 예전의 지나간 감정이 되어버렸다.


-많이컸다.

책을읽고, 같이 운동을하고, 속썩일때도 있지만 앞에서 귀염떨때는 한번더 꼭 안아주게 된다. 그리고 예쁜눈을 바라보며 사랑을 표현한다.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

너희들때문에 아빠가 앞을 못가는게 아니라, 이제는 너희를 위해서 아빠가 한발짝 더 가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어느새 녀석들의 웃는 모습에서 나를 보게 된다. 너희들이 있어 행복하다는걸 느낀다.

두 아들의 아빠의 삶은 지나보니 꽤나 괜찮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게 바로 기억보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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