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담장에 새긴 자연, 세계…

경복궁 교태전 건순문

궁궐 담장에 새긴 자연, 세계…

경복궁 교태전 건순문 오른쪽에 새겨진 국화문

경복궁 교태전에서 자경전으로 가기 위해선 건순문을 지나야 합니다. 이 문을 통과하자마자 ‘건순문(健順門)’이라고 쓰인 현판을 보면 문 양쪽으로 당초문(왼쪽)과 국화문(오른쪽)이 새겨져 있습니다. 당초문은 덩굴식물을 본딴 무늬입니다. 장수와 생명력을 상징해요. 국화는 선비의 신념 또는 절개 있는 태도를 표현하고요. 궁궐에 가서 크게 보면 건물과 문, 담장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다양한 의미를 품은 문양들이 참 많습니다. 대개는 장수, 건강, 다산, 화재예방, 국가의 영원함, 지조 등이죠.

경복궁 교태전 건순문 왼쪽에 새겨진 당초문(왼쪽)과 오른쪽에 새겨진 국화문(오른쪽)

궁궐에서 왕비를 위한 공간은 가장 깊숙한 가운데 자리에 둡니다. 그래서 왕비가 사는 집을 ‘중전(中殿)’이라고도 불렀죠. 이런 사실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 경복궁 교태전인데요. 지도를 펼쳐놓고 교태전만 검색해도 위치가 딱 경복궁 중앙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건물 앞 뿐만 아니라 뒤로 돌아 아미산 등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교태전까지 가셨다면 바로 되돌아 나오지 마시고 건순문(또는 바로 옆 연휘문) 쪽으로 가보세요. 안쪽과 바깥쪽에 예쁘게 새겨둔 문양들이 참 많거든요.

경복궁 교태전 건순문 안쪽에 새겨진 국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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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을 걷는 시간’ 소개>

문화유산교육 전문가. 숲해설가. 2024 궁중문화축전 ‘아침 궁을 깨우다’ 진행.

서울의 다섯 궁궐을 매달 특별한 주제를 정해 산책하는 프로그램 ‘궁궐을 걷는 시간’을 진행하며, 궁궐 산책과 우리 문화유산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뉴스레터 <궁궐에서 온 편지>를 발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재밌게 걷자! 경복궁⟫, ⟪재밌게 걷자! 창덕궁•창경궁⟫, ⟪재밌게 걷자! 덕수궁•경희궁⟫, ⟪궁궐 걷는 법⟫ 등이 있다.

※ 인스타그램 : @gungw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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