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HADA 3주차 Day 1 �⚖️
� _No Stupid Questions_는 Freakonomics Radio Network의 인기 팟캐스트로, 우리가 일상에서 당연하게 넘기던 질문들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팟캐스트를 기반으로 8월 11일 부터 9월 21일까지 베타버전 ASKHADA -영어 스터디 운영합니다. ASKHADA는 단순히 영어 말하기 연습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사고를 실험하고 질문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을 지향합니다.
매주 한 편의 에피소드를 함께 듣고, 스크립트를 정독하며, 문화적 맥락과 표현 차이를 탐구하고, 에세이와 토론으로 확장해 갑니다. 이 블로그 시리즈는 그 기록입니다.
� _No Stupid Questions_is a popular podcast from the Freakonomics Radio Network. It takes everyday questions that we often overlook and digs into them with surprising depth.
From August 11 to September 21, I’ll be running a beta version of an English study group called ASKHADA based on this podcast. ASKHADA isn’t just about practicing English conversation — it’s about experimenting with thought and building the power to ask meaningful questions through language.
Each week, we listen to one episode, read through the transcript carefully, explore cultural and linguistic differences, and expand our reflections through essays and discussions. This blog series is a record of that journey.
알리슨이라는 청취자가 던진 질문은 짧지만 강렬했습니다.
왜 18세가 성년일까요? 누가, 언제 그렇게 정했을까요?
그리고 왜 뇌 발달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대로일까요?
Who decided, and when was it decided, that the age of 18 years old is considered an adult?Why hasn’t this evolved with our understanding of human brain development?
No stupid questions #212
사실 저는 이 질문을 듣고 잠시 멍해졌습니다. “그러게, 왜 하필 18이지?”
생각해보니 우리는 너무 쉽게 “성년=만 18세”를 당연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단 저부터도 14살 아이를 보며, 5년만 더 키우면 성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미국에서는 투표권과 군 복무가 18세에 주어집니다. 술은 21세부터 마실 수 있고, 운전은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16세에 가능해요. 하지만 이런 기준이 정말로 인간 발달 연구, 뇌 과학, 성숙도를 고려한 결과라면 그나마 수긍할 수 있었을 테지만요.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이유, 그것도 정치적 필요와 군사력 충원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어떨까요?
이 순간 저는 조금 서늘해졌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의 기준은 나라는 존재의 성숙이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능에 맞춰 결정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고대 로마에서는 남성이 15세에 성년으로 인정받았다고 하는데요.
지금의 한국의 15세를 떠올려봅시다. 중학교 3학년, 혹은 고등학교 1학년. 아직 부모의 보호 아래 있고, 시험과 입시로 하루가 결정되는 나이죠. 그런데 로마에서는 그런 그들을 “성인 시민”으로 보았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당시 로마에서는 사춘기 = 성년이라는 공식있었거든요. 번식 능력이 생겼으니 사회적으로도 어른 대접을 한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로마인들도 이들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curator(보호자)라는 제도를 두어 25세까지는 법적·재정적 결정을 감독하게 했습니다. 쉽게 말해, “어른이지만 보호받는 어른.” 지금 우리가 부모 동의를 받아야만 할 수 있는 여러 행위의 원형이라 할 수 있죠.
여기서 드는 생각은 이것입니다.
“성년은 자연적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관리의 산물”이라는 것. 즉, 신체적 변화(사춘기)는 생물학이지만, 그 변화를 “어른”이라고 불러주는 순간부터는 정치와 제도의 영역이 됩니다.
팟캐스트 내용을 듣다가, 중세 유럽은 성년을 바라보는 기준이 직업에 따라 달랐음을 알게 되었어요. 농업 사회에서는 여전히 14~15세에 노동을 시작했으니, 그 나이가 성년으로 간주되었다고요. 하지만 군사적 성년은 21세로 정해졌는데, 이유는 기사(knight)의 갑옷은 20kg이 넘었고, 장검과 방패를 다루려면 성인 남성의 체력이 필요해서라 하더라고요.
즉, 성년은 신체적 성숙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의 필요에 따라 달라졌던 셈이죠. 농부에게는 15세면 충분했지만, 전사에게는 21세가 필요했던 겁니다.
이 시기부터 “21세=성년”이라는 전통이 영국을 통해 확산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이 식민지를 확장하면서 이 기준이 세계 여러 지역에 뿌리내려졌고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성년은 보편적 진리가 아니라 상황적 합의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18세를 성년으로 삼았을까요?
이유는 단 하나, 전쟁입니다.
1942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미국은 병력 부족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의회는 징병 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낮추기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청년들은 분노했다고 해요.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라면서, 왜 투표권은 안 주는 거지?
Hey, look, if you can send me into war at 18, then I want to be able to vote at 18.
No stupid questions #212
결국 청년들의 요구가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했고, 1971년 헌법 26차 개정으로 투표 연령도 18세로 내려갔다고 해요. 그 순간부터 미국 사회에서 성년=18세라는 인식이 굳어졌습니다.
저는 이 대목, 어른이 되는 기준은 뇌 발달도, 성숙도도 아닌 전쟁의 필요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무척 새삼스럽게 느껴졌어요. 어쩌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권리와 의무조차, 개인의 발달이 아니라 국가가 원하는 시민상에 맞춰진 결과일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했죠.
미국 사회에는 두 가지 성년 개념이 공존합니다.
Age of Majority (성년 연령): 더 이상 미성년자가 아니며, 계약·투표·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
Legal Age of License (법적 면허 연령): 특정 행위를 허용하는 나이. 음주, 도박, 운전처럼 사회가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행위에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18세가 되면 투표할 수 있지만, 술은 21세가 되어야 마실 수 있어요. 이 불일치는 어른에 대한 사회의 이중적 시선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요. “나라를 위해 총은 들 수 있지만, 술잔은 들면 안 된다.”
특히 1984년 레이건 대통령은 “모든 주가 음주 연령을 21세로 올리지 않으면 연방 고속도로 건설 자금을 끊겠다”고 압박했다고 해요. 이 정치적 strong-arm(힘으로 밀어붙임)은 결국 모든 주를 움직였고요. 즉, 성년은 단순한 연령 규정이 아니라, 권리와 책임, 위험과 보호 사이의 줄타기인 셈이죠.
** 여기서 strong-arm 은요. 주로 물리적인 힘, 폭력, 또는 위협을 사용하여 목표를 달성하거나 누군가를 강요하는 행위를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데요. 이는 긍정적인 의미보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문자 그대로 "강한 팔"을 의미하지만, 관용구로 사용될 때는 단순히 물리적인 힘뿐만 아니라 위협, 협박, 강요 등 비도덕적이거나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나타내요.
예를 들어, 정치적인 맥락에서 "strong-arm president"는 강압적인 통치 방식을 사용하는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이 될 수 있어요. 또한, 사업 거래에서 "strong-arm business"는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사업 방식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요약하자면, "strong-arm"은 물리적인 힘과 위협을 결합하여 누군가를 강요하거나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부정적인 의미의 표현인데요. 지난 12월에 외신에서 우리 나라 계엄을 설명하며 이 표현을 자주 썼던 게 기억이 납니다.
******* Nippon TV NEWS 24 JAPAN의 "Martial Law lifted in South Korea: What happens now?" 기사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시도에 대해 "what could be described as a strong-arm approach" (강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설명될 수 있는 것)라고 묘사한 적이 있어요!
한국도 마찬가지로 성년의 기준은 단일하지 않아요.
민법상 성년: 만 19세 (2022년 이전엔 20세)
형법상 형사책임 연령: 만 14세부터 청소년보호법: 만 19세 미만을 청소년으로 간주, 술·담배 제한
즉, 한국도 상황에 따라 선이 달라집니다. 다만 차이는 분명한데요.
미국은 “허용된 권리”(license)를 강조한다면, 한국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프레임이 더 강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차이가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와 보호주의적 성격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네가 책임질 수 있다면 해라”라면, 한국은 “네가 아직 보호받아야 하니 하지 마라”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될까요? 법이 정해주는 순간일까요? 아니면 삶의 특정 사건에서일까요?
저는 제 삶을 돌아보며 몇 가지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처음으로 혼자 세금환급 신청하거나 연봉 혹은 근로계약서에 사인했을 때.
어떤 상황에서 난감하지만 일을 수습할 사람이 빼박 나 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을 때.
그리고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친구와 싸운 뒤,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받았을 때.
각각 에피소드들을 쓰자면 장황하고 다사다난한 순간들이긴 한데요. 이 순간들에서 저는 “아, 이제 진짜 어른이구나” 하는 묘한 감각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깨달았는데요. 법이 정한 성년과, 내가 체감하는 어른됨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요. 그러고 보면, 어른이 된다는 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선이 아니라, 작은 순간들의 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ASKHADA 팟캐스트 영어 스터디에서서 생각해볼만할 주제는 제가 정했는데요. 아무래도 그간 제가 궁금했으나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던 주제들로 선정하게 되더라고요. 나이를 먹더라도 숫자가 바껴도 어른이라도 생각하기 힘든 사람들을 보거나 굉장히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청소년들을 보며 또 내 아이의 사춘기를 지금 겪으며 너무 궁금했거든요. 대체 인간은 언제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인가??
오늘 팟캐스트를 들어보니 성년의 나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고요. 아주 납작하게 표현하자면 이 세 가지가 교차하는 지점이라는 생각입니다.
정치적 권리: 투표, 군복무
사회적 책임: 계약, 형사처벌
개인적 성숙: 자율성과 자기결정
9. 나가며
어른이 되는 기준은 결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로마에서는 15세였고, 중세 기사에게는 21세였으며, 미국에서는 전쟁 때문에 18세가 되었죠.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교육과 경제적 독립이 늦어지며, “성년”의 순간은 다시 모호해지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는 어떨까요?
아직 정확한 답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서툰 손으로 계약서에 사인하고, 아이 문제를 대신 감당하며,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자리에 서는 동안 저는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즉 법이 정한 나이와는 상관없이, 상황이 저를 어른으로 소환한 셈이죠.
어쩌면 우리 모두는 성년이 아니라, ‘호출당한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이런 맥락에서 그렇다면 법이 정하는 어른과 내가 느끼는 어른 사이의 간극, 그 틈을 채워나가는 것이야말로 평생 이어질 우리의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미국 26차 개헌 (투표 연령 18세로 하향) National Archives: 26th Amendment
제2차 세계대전 징병 연령 하향 (1942년)
US Selective Service System 기록: Conscription in WWII
로마의 성년 제도 (Curator 제도)
Gardner, J.F. (1986). The Law of Inheritance in Roman Republic.
또는 Perseus Digital Library의 Roman Law 자료
중세 기사(knight)와 성년 연령 Keen, M. (2005). Chivalry. Yale University Press.
Age of Majority vs Legal Age of License (미국 법)
Cornell Law School: Age of Majority
1984년 음주 연령을 21세로 올린 National Minimum Drinking Age Act
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CRS): Drinking Age 21 Act
한국 성년 연령 개정 (2022년 민법 개정)
법무부 보도자료: 민법상 성년 연령 20세→19세 하향
청소년보호법 (술·담배 제한)
국가법령정보센터: 청소년 보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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