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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AI는 어떻게 우리의 '빙벽'을 허무는가?

인공지능이 필요해!

by 갸리

'왕좌의 게임' 빙벽 같은 우리 회사, AI로 녹일 수 있을까?


하루 9시간, 혹은 그 이상. 직장인에게 '회사'는 단순한 일터가 아닌 삶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 삶의 터전이 나의 발전과 행복을 가로막는 낡은 성벽이라면 어떨까요? 숨 막히는 답답함과 해소되지 않는 스트레스는 업무 효율을 갉아먹고, 종국에는 내 몸에 선명한 상처를 남깁니다. 바로 저처럼 말입니다.



빙벽 아래 갇힌 자의 신음


내 허리가 보내온 구조 신호

컷 1
(직장인 A가 병원에서 의사와 상담 중. 허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한다.)
A: "선생님…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전기가 오듯 시리고 저립니다. 특히 밤에 잠들기가 두려울 정도예요.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어서 그런 걸까요…?"


컷 2
(의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MRI 사진을 가리킨다.)
의사: "척추 4, 5번 디스크가… 터졌습니다. 파열이에요. 그간의 기록을 보니 버티기 위해 맞은 주사도 꽤 많군요. 안타깝지만, 치료만으로는 의미가 없는 단계입니다. 오랜 기간 누적된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이 만든 결과입니다.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A: "걷기 운동은 꾸준히 했는데…."

나의 하소연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흩어졌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 몸을 망가뜨린 건 단순히 '의자'가 아니었다. 나를 의자에서 단 한시도 벗어날 수 없게 만들었던 '업무 환경' 그 자체가 원인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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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200m, 길이 500km의 절망


'왕좌의 게임' 속 빙벽과 우리 회사의 공통점


제가 다니는 회사는 견고한 성채와 같습니다. 모든 일은 '해오던 방식'이라는 절대적인 율법 아래 처리됩니다. 결과만 같다면 그 과정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수십 년 된 주문처럼 반복되는 '노가다' 작업이 최선이라 믿는 곳. 어쩌면 대부분의 회사가 그렇지 않을까요?

오랜 시간 비합리적인 패턴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그것이 옳다고 믿습니다. 개선과 수정은 기존의 신성한 프로세스를 망치는 '이단' 행위로 치부됩니다. 새로운 시도 자체가 더 많은 일을 만든다고, 익숙한 평화를 깨뜨린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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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참다못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나: "이건 정말 미친 짓이야. 매일 똑같은 데이터를 손으로 복사해서 붙여넣고… 이걸 자동으로 정리해 주는 AI 툴이 널렸는데 왜 우리가 이 고생을 해야 하죠? 이 시간에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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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사방에서 날아온 화살들.


직원 2 : "왜? 새로운 걸 만들어서 귀찮게 해!"

직원 3 : "난 내가 쓰던 방식이 더 편해."

직원 4 : "내가 쓰던 걸 쓸게요"

직원 6 : "타이핑? 난 손으로 쓰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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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을 지키는 감시자들


벽, 벽, 벽, 벽 앞에 한숨만.

사방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종이를 없애고 디지털 워크플로우를 만들자는 나의 제안은,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거대한 '북쪽의 빙벽(The Wall)'을 마주한 기분이었습니다. 높이 200미터, 길이 500킬로미터에 달하는, 결코 녹지 않을 것 같던 그 거대한 얼음 장벽처럼 동료들은 완강했습니다.


직원 5 : "저 사람들은 종이에 써서 전달해야 해. 메신저 앱을 쓰는 걸 싫어해. 그리고, 무엇보다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자체도 힘들어"

나 : "이곳은 진짜 녹아내리지 않는 완강한 빙벽 같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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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생성: Kling V1.6


변화를 반기지 않는 마음.
바꾼다고 금전적 이득이 있지도 않은 변화에 굳이 발을 담그고 싶지 않은 마음.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 싫은 마음.


이런 마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무언가 변화를 준다는 건 참으로 힘듭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AI가 우리 일상에 들어온 지금입니다. 변화는 필수요소처럼 다가왔으며 예전에 비해서 짧은 시간에 변화를 생산해 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AI, 빙벽에 균열을 내다!


포기해야 할까. 내 허리처럼 내 열정도 부서지고 마는 걸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시대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AI가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든 지금.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업무 자동화를 위해 사내 프로그래머를 찾거나 비싼 돈을 들여 외주 개발을 맡겨야 했습니다. 작은 기업에서는 꿈도 꾸기 힘든 일이었죠. 누군가 코딩을 해야 한다는 것. 그 자체가 또 다른 거대한 벽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AI는 더 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코딩 한 줄 몰라도 아이디어와 약간의 학습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강력한 자동화 도구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거대한 빙벽을 한 번에 무너뜨릴 순 없겠지만, 뜨거운 열을 내는 작은 도구로 얼음에 구멍을 낼 수는 있습니다. 작은 균열이 모여 거대한 붕괴를 이끌어내듯이 말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한 직장인의 푸념이 아닙니다. 낡은 관습이라는 빙벽에 갇힌 모든 이들을 위한 조용한 반란의 기록입니다.


예고: 빙벽을 녹일 첫 번째 도구, 'AI 바이브 코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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