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9.26
운동 12주 차 3일째
오늘은 그저 속도 회복에 집중한 날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적응했는데 아직 한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것 자체에는 적응하지 못했다. 삼십 분쯤 달리고 나니 오른쪽 발목 바깥쪽이 삐그덕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운동하는 공원에 매일 나오는 강아지 중 목줄을 매지 않은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까맣고 귀여운 강아지인데 주인과 함께 나오긴 하지만 너무 자유롭다. 사람을 보고 달려들지는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주인을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공원을 자기 혼자 운동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이다. 그동안도 조마조마했는데 오늘은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살살 달리기를 시작하다 몸이 좀 풀린 것이 느껴졌다. 속도를 높여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그 까만 강아지가 갑자기 맞은편에서 달려오기 시작했다. 진짜 내 발 쪽으로 마구 달려와서 조금만 발 헛디뎠으면 밟을 수도 있었고, 발에 치일 수도 있었다. 정말, 심장이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나도 이렇게 놀랐는데 그 강아지는 얼마나 놀랐을까. 주변에 애견인 분들에게 물어보니 개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공공장소에서 목줄은 필수라던데... 이걸 말해 줄 수도 없고... 너무 답답했다.
아파트 단지 공원에서 달리기를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났다. 공원에 산책하시던 아주머니께서 응원의 말을 걸어오셨다. 하루에 몇 분이나 운동하냐고 물어보시며 본인 집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면 내가 운동하는 것이 보인다고 하셨다. 열심히 하는 것 보기 좋다고 응원해주셨다. 감사한 마음도 있었지만 사실 나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조오금 쑥스러웠다. 동네 분들께 응원까지 받다니, 앞으로 더욱 열심히 달려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