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지식 편의점 - 이시한

벽돌책을 접하기 어려웠다면 읽어볼만 한 책

by 글쓰는 외과의사

과거에 읽었던 책에서 다음과 같은 문구가 기억난다. ‘기억을 통해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가늠할 수 있다.’ 그만큼 한 사람의 기억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개인의 기억은 인류로 따진다면 역사일 것이다. 이 책은 인류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과거 서적들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흔히 말하는 벽돌 책들을 작가의 시선에서 요약 및 해석하였다. ‘사피엔스’, ‘그리스와 로마 신화’에서부터 ‘코스모스’까지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 여러 가지 책들이 인용되었다. 인류의 시작과 종교의 발생, 계급과 자본주의, 현시대 인간의 자유의지와 돈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이 흥미롭게 소개되어있다.



책은 ‘사피엔스’ 를 통해 언어와 이야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언급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총, 균, 쇠’ 를 통해 환경 결정론을 언급하였다. 태어난 환경에 따라 민족이나 국가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큰 줄기와 함께 현 코로나 시대의 팬데믹처럼 균이 미치는 파급력도 함께 기술되어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를 통해 역사란 시대에 따라 해석되는 것이 다르다고 언급하였다. 드라마 ‘대장금’ 또한 1970년대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와 사회 참여도가 올라간 2000년대에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히트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에서는 ‘인간은 고마워할 줄 모르고, 변덕스럽고, 거짓말을 잘하고, 남을 잘 속인다. 위험은 피하려 하고, 이윤은 좋아한다.’라는 인간의 본성은 언급하며 지도자가 되었을 시 존경받기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낫다고 기술되어있다. 현재의 직장생활을 빗대어 보면 어떤 지도자가 더 나은지는 개인마다 선택이 다르지 않을까.



이처럼 책 ‘지식 편의점’ 에서는 스무 권에 달하는 책들의 큰 줄기를 현시대와 결부시켜 해석해놓았다. 읽으면서 몰랐던 지식을 쌓아가는 느낌을 누릴 수 있었다. 일례로 ‘로빈슨 크루소’의 원제목이 상상 이상으로 길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을까. 원제는 ‘조난 당해 모든 선원이 사망하고 아메리카 대륙 오리노코강 하구 근처 무인도 해변에 표류해 작고도 여덟 해 동안 홀로 살다가 마침내 기적적으로 해적선에 구출된 요크 출신 뱃사람 로빈슨 크루소가 들려주는 자신의 생애와 기이하고도 놀라운 모험’ 이라고 한다. 거의 책을 읽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는 제목이다. 마찬가지로 마냥 영웅담처럼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가 제국주의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마저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인문학에 익숙하지 않았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과적인 공부만 지속했던 본인 관점에서 여러 도서를 얕게나마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고, 알게 된 큰 줄기들을 바탕으로 벽돌 책들을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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