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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희철 May 27. 2019

'빚'에서 벗어나는 방법_실천편

재테크는 계산입니다.

지난 글에서 은행이 빚을 갚지 못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사례를 통해 어떻게 거래하는 것이 나에게 더 유리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재테크를 할 때 단기 • 중기 • 장기 기간에 따라 가입해야 하는 상품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예를 들면 단기에는 적금, 중기에는 펀드, 장기에는 연금과 같이 라이프 사이클에 따라 상품을 나눠서 가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다음은 제가 실제로 상담을 했던 고객의 자산 상태표입니다.

(자산 상태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추후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떤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이 사례를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 부채보다 자산이 더 크고 자산도 이것저것 골고루 있으니까요. 나름대로 재테크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이런 사례를 굉장히 건전한 경우로 봅니다. 

그런데 이 사례는 사실 0점짜리 자산 상태표입니다. 중요한 게 빠졌거든요. 

바로 수익률 계산입니다. 

수익률까지 적힌 표를 보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첫 번째 질문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사람은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서 1억원의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자산을 보니 청약 통장에 1,500만원의 돈이 있는 상태네요. 이 사람이 청약 통장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할까요, 아니면 청약 통장에 있는 돈으로 1,500만원만큼의 대출을 갚는 게 더 유리할까요? 

정답은 ‘1,500만원만큼 대출을 갚는 게 더 유리하다.’입니다. 복잡한 계산을 해야하는 게 아닙니다. 산수를 한 번 해보도록 할게요.     


청약 통장에 1,500만원의 돈을 넣어두면서 받는 이자와 1,500만원의 돈으로 대출을 갚지 않았을 때 지불해야 하는 이자를 비교해 보면 됩니다.

15,000,000원 X 2% = 300,000원
15,000,000원 X (-3%) = -450,000원
                                                 (청약 통장의 경우, 이자 소득세 15.4%는 편의상 계산하지 않음)


자, 이렇게 계산해 보니 간단하게 답이 나옵니다. 

1,500만원짜리 청약 통장을 가지고 있으면서 1년 동안 받는 돈은 30만원

1,500만원만큼 대출을 갚지 않아서 1년 동안 지불해야 하는 돈은 45만원입니다. 

즉, 이 사람은 1,500만원짜리 청약 통장을 유지함으로써 매년 내지 않아도 될 15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이 사람은 애초에 1,500만원만큼 대출을 덜 받았어야 합니다. 청약 상품의 수익률이 대출 상품의 수익률보다 좋지 않으니까요. 

적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1,200만원짜리 적금을 유지하면서 1년 동안 받는 돈은 144,000원인 반면 1,200만원만큼 대출을 갚지 않아서 1년 동안 내야 할 이자는 360,000원이므로, 매년 216,000원의 내지 않아도 될 이자를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현재 이 사람은 노후를 위해 연금, 재테크를 위해 펀드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두 상품 모두 수익률은 마이너스네요. 이런 상황에서 계속 연금과 펀드 상품을 유지하는 게 더 유리할까요, 이 돈으로 대출을 갚는 게 더 유리할까요? 

역시나 정답은 ‘대출을 갚는 게 더 유리하다.’입니다. 조금 의아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연금은 노후를 위한 필수 상품인데 이 돈으로 대출을 갚으라니. 하지만 마찬가지로 계산을 해 보면 답이 금방 나옵니다.

20,000,000 X (-11%) = -2,200,000
20,000,000 X (-3%) = -600,000


연금은 상품마다 수익률이 천차만별입니다. 적금이나 청약 상품과 달리 ‘사업비’라는 것을 선수수료로 내야하는데요. 이 사업비는 최소 11% 정도이고, 상품에 따라 사업비가 48%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최소 사업비율로 계산해봤을 때 2천만원의 연금을 유지하면서 손해 보는 금액은 220만원입니다. 게다가 2천만원만큼 빚을 갚지 않아서 1년 동안 내야 하는 이자는 60만원입니다. 애초에 2천만원만큼 대출을 안 받았다면 내지 않았어도 될 돈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연금으로 손해 보는 금액까지 추가로 지출하면서요.     


연금 상품에 대해서는 나중에 또 글로 풀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은 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연금 상품을 유지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생각해 봅시다. 


과연 이 사람은 계속 연금 상품을 유지하는 게 맞을까요?


이런 식으로 계산해 보면 사실 유지해야 할 상품이 없습니다. 재테크를 위해 가입한 상품들이지만 오히려 이 상품들로 인해 매달 새고 있는 돈이 많은 상태이니까요. 이제 순자산이 플러스이니, 또 그 금액이 꽤 큰 편이니 건전한 상태라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아시겠습니까? 이 사람이 위 상품들에 묶여 있는 돈으로 대출을 먼저 상환하면 어떻게 될까요? 순자산 증가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집니다. 새는 돈을 막고 그 돈으로 더 효과적인 재테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채의 숫자가 변한 게 보이시나요?


이렇게 빚을 갚았더니 위와 같은 자산 상태표가 되었습니다. 순자산은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대출 금액이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대출 원금이 줄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앞으로 내야 할 대출 이자와 대출을 갚아야 할 기간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실제로 원래 30년 상환이었던 대출 상품이었는데요,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모두 갚을 수 있었습니다. 대출 원금이 줄어든 상태에서, 매달 금융 상품에 납입하던 금액을 대출을 갚는 데 쓸 수 있게 되었거든요. 결과적으로 아낀 이자만 5,000만원이 넘습니다. 이렇게 새고 있는 돈을 막고 대출을 모두 갚은 이후에 적금을 새로 붓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돈을 더 빨리 더 많이 모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랍시고 이런 저런 상품을 가입합니다.

노후에 필요하니까, 

내 집 마련에 필요하니까, 

저금리 시대에 당연히 해야 하는 거니까. 


그런데 정작 재테크를 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계산은 하지 않습니다. 상품을 가입한 것만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을 뿐이죠. 그로 인한 결과는 단순히 돈이 새는 정도가 아닙니다. 이런 잘못된 재테크를 10년, 20년, 30년 동안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과연 이 사람의 상태가 나아질 수 있을까요?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재테크가 아닙니다. 은행 직원이 권하는 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상품도 아닙니다. 이 상품이 정말 나에게 좋은 상품인지 아닌지 잠깐만 시간을 내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계산으로 여러분의 10년, 20년 후는 물론 지금 당장의 상태가 달라질 겁니다!!


다음 글에서는 상품에 의존하는 재테크를 왜 하면 안 되는지 좀 더 큰 그림에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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