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의 디테일
내게 좋은 일이 있을 때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 사람들은 나의 힘든 일도 경청하는 사람들이고. 전자를 충족시키는 사람은 반드시 후자도 충족시킨다. 후자만 충족시키는 사람은 아주 많지만. 그리고 다른 사람의 좋은 일에는 더 적극적으로 축하하는 사람이 되었다. 좋아요를 누르든 댓글을 달든 문자메시지를 보내든 밥을 사주거나 포옹을 하거나 선물을 하든. 좋은 일이 있을 때 나를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타인의 삶에 기쁨을 더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꼬인 데가 없어야 한다.
책 <출근길의 주문>
정말 친한 친구 무리가 있다. 그중 미혼인 한 친구가 먼 타지에 집을 샀다고 했다. 20 때부터 정말 열심히 살았던 친구였다. 자랑스럽고 또 감격스러웠다. 무리의 다른 친구가 그 소식 이후 모임에 잘 참여하지 않았다. 따로 연락해 이유를 물었다. 자기의 처지와 비교돼 친구의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 친구를 볼 때마다 친한 친구에게 그런 마음을 가진 자신이 못나보여 당분간은 자리를 피하고 싶다고도.
나이가 들수록 슬플 때 연락할 친구보다 기쁠 때 연락할 친구가 더 희소하다. 안타까운 일을 슬퍼하는 건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진 감정이라 슬픈 일에는 대부분 진심으로 슬퍼해준다. 반면 기쁜 일을 말할 땐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나와 어느 정도 같은 처지에 있어야 하고, 희로애락의 경도가 비슷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쁜 일이 생겼을 때 내가 생각났다며 말해주는 사람들이 고맙다.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다. 언제는 그런 생각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기쁨을 온전히 축하해 줄 수 있도록, 그 정도의 여유로움은 가진 삶을 살아야겠다고. 더 많은 축하를 건네는 인생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