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은 말 잘 듣는 어린애처럼 픽업 기사를 따라 흩어진다. 캐리어 바퀴가 덜덜 거리는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긴 꼬리 같다. 여러 개의 꼬리가 바닥을 쓸며 공항 밖으로 나간다. 몇몇은 안 나온 짐을 기다리며 팔짱을 끼고 섰고, 다른 이들은 택시 기사와 흥정을 한다.
분주한 사람들 속에서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 손톱을 씹을 뿐이다.
분명히 픽업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 뭔가 잘못된 걸까.
"영지우나? 미유키?"
"노노."
운전사들은 승객의 이름을 크게 외친다. 한번도 불러본 적 없는 이름일 것이다. 발음은 어눌하고, 끝에는 물음표가 딸려온다. 이름은 계속 이어지지만 알아듣기 힘들다. 그들은 열심히 말하고, 나는 열심히 듣지만 우리 사이에는 방파제가 있다. 이름은 귓가에 와닿지 못하고 부서진다.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진다.
여행지에서는 전학생이 된 것 같다.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이가 있을까? 이곳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어딘가에속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나 같은 사람은 어디에 속해야 할까?
선의와 친절에 기댈 수밖에 없는 마음. 텃세를 두려워하는 마음. 잘 보이고 싶지만 과하게 매달리기는 싫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