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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은 Dec 30. 2020

양보하지 않은 것은 너에 대한 애정

[유승에게 바치는 시]

별, 하고 입을 모아 불러보면

도처에 방황하는 저녁이 깨어나

두 걸음 앞에서 파도치고

발걸음 멈출 새 없었다.


모진 흙을 밟고 소복한 추위에 오르니

붉힌 것은 시절이라, 아 - 우리.

아니, 우리. 뛰어 바람의 노래 앞에 섰다.


답답한 것은 숨뿐인가 보다.

자유로운 것을 모아 시를 쓴다.

너는 그곳, 그 자리에 있어라.

챙겨두었던 지도를 펼쳐 별자리를 그릴 테니.


가방 안에서 별자리 부딪치는 소리가 심장을 울린다.

그러면 나침반도 없이 기억을 따라 걸었다.

해가 지기 전에 서하를 다 걸을 듯하다.


빗물이 고여 든 밤을 헤엄치던 유월, 지금은 그곳에 있다.

달빛도 탐낼 순수로 때아닌 눈송이가 뛰노는 곳에.

젖은 길 위에서 동심을 바탕으로 동화를 그리던 너를

시절이라 엮어본다.


아- 우리, 아니 우리.

떠나는 것은 말라버린 잉크의 숫자 그리고 유년.

쌓이는 것은 세월, 빛바랜 회상의 반복, 깊은 발자국이다.

아껴보지 않은 나의 애정에 산물.


손을 모아 바라본다.

사정없이 찬란할 너의 일기.

정적에 잠길 새 없는 너의 사랑.

머뭇거림 없는 우리를, 욕심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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