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아, 오늘날이 너무 이쁘지? 우리 서하 갈까?'
엄마의 데이트 신청은 예상이 가능하다.
아름다운 날, 봄이 오는 날.
봄나물 캐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와 서하로 갔다.
엄마는 가는 길에 피어 있는 꽃을 볼 때마다
'너무 이쁘지? 저기 진달래 봤어? 이쁘다.'
그렇게 내 시선에 물을 들였다.
내일은 나의 음력 생일이다.
나에게 봄꽃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완연한 봄 그대로를.
개나리와 목련, 진달래가 어디에도 있었다.
그것을 마음껏 담을 수 있도록 엄마는 차를 세워
나에게 보여주었다.
엄마가 주는 선물이었다.
함께 봄을 누리며 시선 끝에 향을 더한다.
'엄마는 언제나 너희에게 봄을 주고 싶어'
봄, 그 자체를.
영삼 씨가 주는 선물은 크기를 가늠할 수가 없다.
크고, 작음이 없는 선물은
전해졌을 때 담고, 누리고,
색을 입히는 자유가 있을 뿐이다.
내 마음은 스펀지가 되었다.
무지갯빛 물에 퐁당 빠져 한가득 머금고 나온 것이다.
얼마 동안 부풀어 있겠지.
일상 속에서 틈틈이 웃음으로, 행복으로 새어 나오겠지.
결국 엄마는 매일, 매일을 내게 선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