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날아 온

by 영진

제주도에는 ‘비양도’가 두 군데 있다.

제주도의 섬 안의 섬 중 하나인 ‘우도’ 안에 비양도가 있다.


우도는 한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어느 행사의 일정 중에 잠시 방문한 것이었는데 기억나는 건 바람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바람이 거센 날이었다.


우도 안 비양도는 굴업도, 선자령과 함께 백패킹의 3대 성지로 불리기도 한다. 비양도는 기회가 되는대로 백패킹을 해야겠다 생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비양도는 협재 해변 맞은 편에 손에 닿을 듯한 거리에, 한림항에서 배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있다.


고현정, 조인성 주연의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가 되면서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실제로 ‘봄날’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천천히 걸어서 섬을 한 바퀴 돌고 섬 가운데 솟은 비양봉을 올랐다 항구로 돌아 오는 데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지난 7월 제주도 여행에서 비양도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협재 해변에서 너무 가까이 느껴져서 가 보고 싶어진 것이었다.


뜻밖의 좋은 시간이었다. 바다와 파도와 바람과 함께 섬을 한 바퀴 걷는 것만으로도 좋았고, 맑은 날씨 덕분에 비양봉에서 제주 시내와 한라산, 오름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별히 기억에 남은 것도 있다. 한 쌍의 연인이 자전거로 섬을 돌면서 힘들다면서도 연신 웃으며 행복해하던 모습이 그렇고, 비양도에서만 볼 수 있다던 ‘호니토Hornito’라고 불리는 독특한 화산 지형이 그렇다.



비양도가 문득 생각난 건 간간이 들려오는 지구 곳곳의 화산 폭발 소식 때문인 듯 싶다. 과테말라와 에콰도르, 볼리비아를 여행하면서 화산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대부분 활동을 하지 않는 휴화산이었지만 개중에는 활동을 하는 활화산도 있었다. 그들이 폭발을 하는 것이겠다.


비양도항 입구 게시판에서 소개하고 있던 것처럼 화산 폭발로 ‘하늘에서 날아 온 섬’, ‘비양도’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도 우도의 비양도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만큼이나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다.



2025. 8. 12.




사진들 - 제주도 비양도에서, 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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