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 걸음

모두가 패배자일 수밖에 없는

by 영진

내 능력껏 사는 것인데 왜 나누라고 하는 것인가. 정당하게 노력해서 얻은 것인데 나누라니 억울할 것이다. 불편부당함에 분노마저 치밀 것이다. 세상은 공정한 곳이 아니다. 그런데도 마치 세상이 공정한 것처럼 거짓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불공정한 구조는 심화되고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내 것을 나누라고 하는 그런 불공정한 구조에서는 불평불만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구조의 문제는 모두가 스스로 자초한 결과이니 억울할 것도 없다. 나누기 싫으면 나누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나누지 않고도 모두가 각자의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살 수 있는 구조 말이다.


공정하지 못한 구조에서는 ‘괜찮아, 패배할 수도 있지’가 아니라, ‘넌 패배자야’라는 열패감을 갖게 만들고 자꾸 패하면 승리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가 부패하거나 아예 승부를 포기하게 된다. 공정한 경쟁은 사라지고 어느 순간 오직 승리하는 것만이 목적이 된다.


그런 공정하지 않은 구조에서는 나누자는 말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공정하게 경쟁해서 패배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패배를 인정할 수 없으니 억울하고 그래서 나누자는 것이다. 그런데 승자는 승리했는데 나누라니 더 억울하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모두가 패배자일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공정을 말하자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구조부터 만드는 게 우선이겠다.



-하영진, '공정한 구조', <웃으며 한 걸음> 72-73쪽.




웃으며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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