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은 마지막 임기에 유럽 혁명을 시행했다. 역사에 남을 일을 하려고 혁명을 준비한 것이 아니다. 2020년 일어난 너무도 특별한 감염병과 경제 위기 때문에 혁명이 갑자기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메르켈의 강점은 순간을 알아보는 데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에 넘어갈 것. 기어오르거나 영웅적 반항을 하느라 체력을 소모하지 말 것. 운명을 거스르지 말 것. 그러면서 적절한 순간을 기다릴 것. 급격한 변화보다는 느린 진화를 선호할 것. 이런 점에서 메르켈은 진정한 보수주의자다. 그러나 진보적인 보수주의자다.
메르켈은 현상 유지를 선호하지 않으며, 진행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메르켈은 소수의 지도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대중의 의견을 잘 듣고 이해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메르켈은 독일 사회의 진화를 이해했고 그 진화와 함께했다. 서두르지 않았고, 방향과 가치를 설정했고, 준비되었다고 느낄 때 사회가 변하도록 했다.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 김지현 옮김, <메르켈> 332-333쪽.
2025. 6.19.
베를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