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과정을 따라간다

by 영진

메르켈은 마지막 임기에 유럽 혁명을 시행했다. 역사에 남을 일을 하려고 혁명을 준비한 것이 아니다. 2020년 일어난 너무도 특별한 감염병과 경제 위기 때문에 혁명이 갑자기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메르켈의 강점은 순간을 알아보는 데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다음에 넘어갈 것. 기어오르거나 영웅적 반항을 하느라 체력을 소모하지 말 것. 운명을 거스르지 말 것. 그러면서 적절한 순간을 기다릴 것. 급격한 변화보다는 느린 진화를 선호할 것. 이런 점에서 메르켈은 진정한 보수주의자다. 그러나 진보적인 보수주의자다.


메르켈은 현상 유지를 선호하지 않으며, 진행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메르켈은 소수의 지도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대중의 의견을 잘 듣고 이해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메르켈은 독일 사회의 진화를 이해했고 그 진화와 함께했다. 서두르지 않았고, 방향과 가치를 설정했고, 준비되었다고 느낄 때 사회가 변하도록 했다.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 김지현 옮김, <메르켈> 332-333쪽.



2025. 6.19.




20130730_211712.jpg

베를린에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메르켈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