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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혜원 May 14. 2022

배움은 누구도 챙겨주지 않고, 내가 훔쳐 먹는 것이다

김태리 백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 소감을 보면서

1. “배움은  누구도 챙겨주지 않고, 내가 훔쳐 먹는 것이다"


백상 예술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김태리의 수상소감. 사실 그녀는 정말 수상할 줄을 몰랐던  같다. 호명되자마자 얼굴을  십초간 가리고 어쩔  몰라했던 , 그렇게 말을 잘하는 문학소녀 같은 그녀가 올라와서 삼분에 다다르는 시간동안 우물쭈물,    하던 . 평소에 팬심으로 찾아봤던 그녀의 발자취에 따르면, 그녀는 정말 가리는  없이 솔직하고, 손석희 앞에서도 똑부러지게 또박또박 자신의 소견을 전하는, 그리고 열여덟살 소녀마냥 꺄르르 웃는 밝은 ‘나희도 모습  자체였기에, 당황해서 어버버하는  모습을 보면, 미리 수상한 인기상 다음으로 수상할지 몰랐던  같아  모습마저 너무 진솔하고 귀여워 보였다.


그 어버버의 삼분의 시간 속에서도, 자신이 이십대 초, 그러니까 십여년 전에 썼던 일기장 얘기를 했다. 배움은 절대로 남이 떠먹여주는 게 아니라, 자기가 훔쳐 먹는 거라고. 자기가 알아서 찾아 먹는 거라고.


늦게 연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그만큼 몰두했을 . 초심자의 행운 치고는 데뷔작 <아가씨>, <미스터 선샤인>, <승리호> 그리고 <스물다섯 스물하나>까지 절대 운이 좋았기 때문에만 올라올  없었던 그녀의 필모그라피. 화려한 무대 뒤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 솔직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행복하지만은 않았었다는 또 너무나도 솔직한 그녀의 수상소감에 피식하고 웃고 말았다. 녹록지 않았겠지.. 하물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천천히 이름을 굳혀 가고 있는 김태리 또한 이렇게 힘들게 한 작품씩 마쳤을 텐데, 많은 경우에 첫 술에 배부르려고 한, 빠르게 무엇을 하려고 한 무수히 많은 내 삶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굳이 수상소감 자리에서까지 이렇게 솔직한 게 그녀의 매력이리라. 누군가는 쉽게 넘겼을 그녀의 짧은 수상소감이 내 뇌리에 깊게 박혔다.


김태리 팬인 건 안 비밀이다.

두번째 배움 이야기

2. “배우지 않아도 될 배움은 건너 뛰는 게 좋죠.”


이번주에는 말하면 누구나 알만한 창업자를 만났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젊은 나이에 정말 큰 성공을 하고 일등의 고지를 먹었지만, 당시에 굳이 그 나이에 배우지 않아도 될 배움의 지옥을 건너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훌륭한 조직에서는 그 배움의 골짜기를 다 일일이 즈려 밟지 않고도 그 배움의 산정상들만을 찍을 수 있는 특권이 있을 수 있다고. 수학시간에 배웠듯이, 인생의 곡선에 있는 점들을 일일이 밟아가는 것보다, 각 끝의 꼭짓점들을 잇는 직선이 가장 빠른 것임을.


그래도 그 자리에서, 한번 칼을 뺏으니, 그 배움의 산들이 무엇이 있는지는 이제 등반을 시작하는 초심자의 마음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씀드렸다. 적어도 내 마음 속의 지도와 나침반은 지녀야 각 산모퉁이, 산정상들을 돌아보며 이 긴 인생의 등반 계획을 짤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도를 먼저 그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 다음이 각 꼭짓점이 시야에 보일 것 같다. 그 강을 건너고 있다고.


그 강은 한번 건너야 한다는 말에 동의해주셨다. 그 요단강을. 그리고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해주셨다. 술은 사줄 수 있다고.


정신없이 달리기만 하다가 주말 미팅이 취소되어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마주친 김태리의 짧은 수상소감에 감명 받아, 올 상반기 있었던 많은 일들이 마음에 꾹꾹 눌린다. 그리고 “배움”에 대한 뻘글 아닌 뻘글을 핸드폰으로 톡톡톡톡 써내려 왔다. 생각이 많다.


배움의 방법. 배움의 지도.


태리 언니 팬이에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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