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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파즈 Jan 06. 2020

유시민은 알고 진중권은 모르는 사실 세 가지.

시사 #04 JTBC 신년토론회를 2번 보고 

1. 국민 ;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 의식과 합리적 정치 의견을 갖고 있는 40~50%와 스스로 중도적 입장을 취하며 진보와 보수를 시대적 상황에 맞춰서 선택하는 20~30%의 대한민국 국민.


조선왕조 600년이 붕괴되고 혼란의 시기에 일제 찬탈로 나라를 빼앗기고 36년 뒤에 광복합니다. 독립운동을 이어가고 나라를 찾은 원동력은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가 아니라 국민입니다. 광복 이후 독재정권, 군사정권을 차례로 겪으면서도 끝까지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었던 것은 '국민'입니다. 진중권 교수는 토론 중 이런 멘트를 합니다.


'jtbc가 어떤 언론입니까?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태블릿 pc를 보도했던 언론사입니다. 그런데 지금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에 가면 조롱을 당하고 심지어 취재를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2017년 jtbc가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 건인 태블릿 pc를 독점 취재하고 보도했던 사실이 지금 현재를 보여주는 그 어떤 근거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과거는 과거입니다. 과거에 a라고 행동했다고 지금도 a라고 행동해야 한다는 당위는 도대체 어느 논리학에서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나 때는 말이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jtbc는 욕하면 안 되는 언론사인가요? 대통령도 매일 길바닥에서 욕먹는 세상에 도대체 진중권이 옹호하는 전통 언론이 어떤 권위를 가진 존재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2. 사실의 개념 ; 내가 만나서 물어보고 답을 얻으면 사실이 되는 기적.


언론의 핵심가치는 사실에 입각한 공정한 보도입니다. '사실'은 직업적 저널리스트가 취재를 통해 얻은 결과입니다. 기자는 출입처를 드나들고 이해관계자를 만나 서로 다른 입장을 듣고 기사를 작성합니다. 언론사별로 배정된 국가기관의 출입처를 드나들고 공식적, 비공식적 정보를 공유받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에서든 취재를 위해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갑니다. 이런 취재 과정을 통해서 다양한 정보 제공자들로부터 주장과 근거를 듣고 퍼즐을 맞춰나가듯이 맥락을 살피며 기사를 완성합니다. 사실에 관해 묻고 답하는 토론 일부입니다.




정준희 :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의 취재가 사실이라고 어떻게 확신하세요?


진중권 : 제가 만나봤으니깐요. (순간 역정을 내며 유시민을 바라보며) 아니, 만나는 봤냐고요?


정준희 : 당사자 한 명을 만나서 어떻게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까?


유시민 : 저는 유희곤 기자가 거짓말을 썼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


내가 만나서 확인하면 사실이 되는 기적, 그 어려운 걸 해냅니다. 그가.



3. 약간의 의리 ; 조국 전 장관과 진중권 교수는 서울대학교 82학번 동기입니다.


친구라고 모든 것을 덮어놓고 잘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 2009년 조국 전 장관은 진중권 교수가 중앙대 겸임교수 재임용 심사, 한국예술 종합학교 임용 심사 등에서 탈락했을 때 한 편의 칼럼을 썼습니다. 조국 전 장관은 진중권 교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서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교수로서 학자로서 지식인으로 의견을 냅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9011806275&code=990303


진중권 교수가 조국 전 장관 정도의 의리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언론이 조국 전 장관을 죽이자고 덤벼들 때 그가 잠시라도 입을 다물고 기다려줬다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인으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순간은 어제까지도 나와 함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했던 사람이 나를 다른 눈빛으로 바라볼 때입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보도는 경마 저널리즘의 전형입니다. 단독 보도가 이렇게 많은 사건은 그야말로 역사상 유례가 없습니다. 진중권을 위해 경향신문에 사설을 냈던 조국이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를 옹호하는 진중권에게 공격받는 아이러입니다. 그냥, 진중권 교수가 약간의 의리만 있었다면 그래서 법정에서 판결이 나와서 돌을 던졌다면 어땠을까요? 그 정도 의리는 있었으면 했는데.





[사진출처 : jtbc 신년토론회 방송 모습 일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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