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산티아고 걷기 후기 프리뷰

사리아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by 이유진



5일간 진짜 미친 듯이 걷고 드디어 산티아고에 입성했다. 힘들다는 글은 읽었지만 진짜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너무 힘들었다.


걷는 내내 비바람이 몰아치고 날씨는 그야말로 최악. 이런 날을 잡으라고 해도 힘들겠다 깊을 만큼 5일 내내 비가 내렸다.


판초우의를 뒤집어쓰면 시야가 좁아져 다른 풍경들을 볼 수가 없다. 둘째 날 발가락이 너무 아파 신발을 꽉 동여맨 탓에 발목은 멍들었고, 결국 셋째 날에는 뒤꿈치가 까져 피까지 봤다. 발이 부으면서 발가락은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고... 넷째 날에는 정말 발바닥에 불이 나는 것만 같아서 미친 사람처럼 달리기를 했다. 냅다 뛰니 그나마 발바닥의 고통이 조금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었다. 매번 뒤쪽에서 걸었는데 그 날은 혼자 앞서 나가며 노래도 부르며 미친 사람처럼 걸었다. 잠깐 멈춰버리면 더 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걷는 내내 발이 아프니 이런저런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게 중에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은 god의 ‘길’ 가사가 계속 떠올랐다.


나는 왜 이 길 위에 서 있나. 이 길의 끝에 끝에는 뭐가 있을까.



부엔 까미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로 가는 신의 길에 뭐가 남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 끝이 허무할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짐작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이 길을 멈추지 않고 걷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걸으면서 결국 오롯이 나한테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아팠던 아이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정말 나만 신경 쓰면 됐다. 내가 아프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약을 챙겨 먹고 마사지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풀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게 됐다. 오며 가며 한 번씩 마주쳤던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서로가 챙겨 오지 못한 것들을 나누면서 친밀감이 형성됐다.


산티아고에서 무엇을 얻었냐고 묻는다면 결국 사람이었다. 친구도 아니고 회사 동료도 아닌 이들과 함께 걸으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정을 나누었다.




짧지만 강렬했던 100여 km의 산티아고 걷기 후기를 시작합니다~ 고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