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함과 충만함 사이에서

by 전하진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할거야.”

그리고 그 충분함을 위해 쉼없이 달립니다.


경제의 역사는 사실 이 “충분함”을 향한 역사였습니다.
부족을 없애기 위해 생산하고,
불안을 줄이기 위해 축적하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경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충분한데도 불안합니다.
충분한데도 경쟁합니다.
충분한데도 더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충분함에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습니다.
충분함은 더 많은 것을 기대하는 순간 불충분해 집니다.


내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사회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냅니다.


연봉 5천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1억을 벌기 시작하면
갑자기 가진 것이 부족해 보입니다.


이것이 바로 충분함의 역설입니다.


충분함은 결핍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욕망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충분함은 다음과 같은 과정의 반복입니다.

충분 → 익숙 → 또 다른 기준 → 또 다른 부족

경제 시스템도 이 구조 위에서 움직입니다.


기업은 항상 더 성장해야 하고,
시장은 항상 더 소비해야 하며,
사회는 항상 더 많은 성과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충분함을 위해 달리지만

결코 충분해지지 않는 역설을 통해 엄청난 성장해 냈습니다.

하지만 충분함은 생존의 토대는 될 수 있어도, 삶의 근원적인 의미까지 만들어 주지는 못합니다.

진정한 삶의 의미는 물질적 풍요가 아닌 내면으로부터 솟구치는 충만함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image.png


이 세상 사람이 훌륭하다는 분들은

충분함이 아니라 충만함을 추구해 온 분들입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충분함이 아니라 충만함을 추구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냉장고가 가득 차 있으면 음식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충만함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음식을 나눌 때 비롯됩니다.

통장에 돈이 있으면 생활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충만함은 내가 하는 일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았을 때 비롯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많이 가지고도 공허하고,
어떤 사람은
가진 것이 없어도 충만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많은 혼란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충분한 세상을 만들었지만
충만한 세상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성장은 했지만 성숙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얼마면 충분한가?”가 아니라 “어떤 삶이 충만한가?”

새로운 시대는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됩니다.


image.png


돈과 명예를 채우기 위해 쉼없이 달려온 머니로직에서 벗어나,

세상을 보듬고 생명을 살리는 살림로직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우리는 채워야 하는 '충분의 세계'에서.

샘물처럼 끊임없이 샘솟는 '충만의 세계'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림가(Salimist)로서 함께 그려가야 할 미래의 모습입니다.

-------------------------------------------------------------------------------------------------------------------------

미래 사회를 예상해 본 제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의 시대'는 끝났다...녹색 '살림의 시대' 열어야"< 기사본문 - 넷제로뉴스>

그림1.png




작가의 이전글돈이 당신을 지켜주지 못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