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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May 10. 2021

메탄을 분해하는 균이 있다!?

기후변화에 치명적인 메탄 해결사, '메탄자화균'

기후변화와 미생물의 역할

세균, 효모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을 뜻하는 미생물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사우스캘린포니아 대학의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양 미생물은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는데요. 미생물은 바다로 흘러온 폐기물을 깨끗하게 만들고 지구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해양에서 광합성 박테리아와 단세포 조류는 대기 중 산소 중 약 50%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또 올해 2월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2종의 토종 내생균을 발견했는데요. 기후변화로 멸종 위기에 몰린 구상나무 복원에 큰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앞으로 아고산대(온대의 산악을 기준으로 저산대와 고산대 사이에 존재하는 식물의 수직 분포대)에서 자라는 침엽수림의 집단 고사와 쇠퇴 현상을 방지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숲과 나무의 역할에 대해서는 많은 설명이 필요 없겠죠?     


기후변화지구온난화에 치명적인 메탄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그 이산화탄소보다 약 21배의 온실효과를 유발한다는 메탄에 대해 아시나요? 각각의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지수를 지구온난화 지수(GWP:Global Warming Potential)라고 하는데요. 이 때 지구온난화 지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매깁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1로 볼 때,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21배라고 하네요.     


더구나 메탄은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적외선을 붙잡아 두는 효과가 향후 20년을 기준으로 84배나 더 높다고 합니다. 특히,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으로 영구 동토층 속에 존재하는 사체나 해저에 수화물의 형태(메탄 하이드레이트)로 얼어 있는 막대한 양의 메탄이 지구 대기로 방출된다면 기후변화의 양상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만큼 메탄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메탄은 어디서 배출되나요?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대기 중에 많이 배출되는 메탄가스는 자연적으로 유기물의 부패와 발효로 인해 생겨나며, 공업적으로는 일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서 얻는 기체로 미생물에 의해 동식물이 부패가 진행되면서 만들어집니다. 메탄의 주요 발생원인 중 하나로 축산업을 꼽을 수 있는데요. 그 이유는 소와 말 등의 동물들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을 발효시키고 이때 발생한 메탄가스를 방귀로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약 600L로 소형차가 1년 동안 내뿜는 온실가스의 양과 맞먹는다고 하네요.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깊은 바다에 있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기화하면서 향후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답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매장량이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미래 신재생에너지로도 언급되는데요.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에서만 고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면 메탄가스 형태로 변하면서 바다 위로 분출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극해 바닷물 속에서 기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거품이 솟아오르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지구 대기와 바다가 평온한 상태에 있을 때와 비교했을 때보다 메탄 농도가 약 400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극해에서 방출되는 메탄은 다른 어떤 바다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기에 더욱 대비가 필요하겠네요!     


메탄을 분해하는 균, ‘메탄자화균의 발견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큰 도움을 줄 미생물을 발견한 건데요. 지난 4월 7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이 윤석환 카이스트 교수진과 공동연구로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탄습지인 무체지늪에서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2균주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메탄자화균을 발견한 이탄습지는 고위도 지방의 춥고 습한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유기물이 잘 분해되지 않고 토양층이 쌓여있는 습지를 말하는데요. 시대별 퇴적물을 그대로 간직해 자연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이탄습지는 지구 전체 육지면적의 3%에 불과하지만, 지구 탄소의 약 3분의 1 정도를 저장하는 탄소 저장고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탄소흡수원입니다.     


산소 공급이 차단된 이탄층에서는 식물잔해가 혐기성 고균이라는 미생물에 의해 메탄가스가 만들어지는데요. 이탄층 상부로 방출되는 메탄을 탄소원으로 사용하여 살아가는 메탄자화균이 많이 분포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고산습지의 이탄층에서는 다양한 활성을 가지는 메탄자화균을 찾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무제치늪(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에서 무제치늪 이탄층 시료를 채집하고 있다.     ©환경부


다재다능한 해결사 메탄자화균

메탄자화균은 메탄을 메탄올(알코올)로 분해(산화)해 에너지원으로 살아가는 세균으로 환경 내에서 메탄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는데요. 균주에 따라 이탄층과 같이 산소가 없는 토양에서 만들어지는 메탄의 90%까지 분해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지금까지 약 60종이 학계에 보고되었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메탄자화균 2균주는 메탄을 분해하는 온실가스 저감 능력 뿐만 아니라 유해화학물질은 염화비닐에 대한 분해능력도 확인되었는데요. 염화비닐은 플라스틱이나 파이프 등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수지의 원료로 분해가 쉽지 않아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당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메탄자화균들이 메탄을 이용한 각종 생물산업에 활용도가 높다고 보고, 올해 상반기 내로 관련 특허도 출원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최근 생물산업계에서는 메탄자화균을 이용하여 메탄을 알코올로 전환하거나 고부가가치 산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온실가스도 저감하고 염화비닐 분해 능력까지 겸비한 메탄자화균의 앞으로의 활약이 무척 기대되네요!     




<참고자료>

경희대학교 경희미디어 FOCUS : 메탄으로 고부가가치 원료 만든다

https://www.khu.ac.kr/kor/focus/detail.do?page=5&pageSize=5&seq=2142156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식블로그 : 함께 사는 미생물이 나무 멸종 막는다

https://blog.naver.com/with_msip/222245624098

네이버 지식백과 : 이탄습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1955&cid=43667&categoryId=43667

리서치페이퍼 : [O RLY] 해양 미생물, 기후 변화와 관련 있다?

http://www.research-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3063

사이언스타임즈 :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원을 찾아라!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83%88%EB%A1%9C%EC%9A%B4-%EC%98%A8%EC%8B%A4%EA%B0%80%EC%8A%A4-%EB%B0%B0%EC%B6%9C%EC%9B%90%EC%9D%84-%EC%B0%BE%EC%95%84%EB%9D%BC/?cat=131

사이언스 타임즈 : 함께 사는 미생물이 나무 멸종 막는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95%A8%EA%BB%98-%EC%82%AC%EB%8A%94-%EB%AF%B8%EC%83%9D%EB%AC%BC%EC%9D%B4-%EB%82%98%EB%AC%B4-%EB%A9%B8%EC%A2%85-%EB%A7%89%EB%8A%94%EB%8B%A4/

특허뉴스 : [사이언스] 온실가스 주범 메탄에서... 식품소재·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생산한다

http://www.e-patentnews.com/6931

한국가스안전공사 공식 블로그 :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소? 메탄가스와 소의 방귀에 대한 진실!

https://blog.naver.com/kgs_safety/222078129982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공식 블로그 : 지구온난화에 치명적인 메탄가스!

https://blog.naver.com/greenstartkr/221936339680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공식 블로그 : 북극해에서 메탄이 나온다?!

https://blog.naver.com/greenstartkr/222136847610

한국일보 : 지구온난화, 왜 메탄이 이산화탄소보다 위험할까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11609500004357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해외발간보고서 요약분석 ‘메탄 배출이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환경부 공식블로그 : 온실가스 메탄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발견

https://blog.naver.com/mesns/222302879945

환경부 보도자료(’21.4.7.)  :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 분해하는 메탄자화균 발견

황인엽, 이은열, ‘메탄 바이오전환 기술의 현황과 전망’,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               


http://planet-times.com/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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