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가르침

근자필성

by 김준석

언제였을까..

한창 연극하던 시절이니까..

30대 초반 조금 지났을 시기였던 것 같다.

아버지를 모시러 서울역으로 나갔었고 그날 우리 부자는 새해맞이 사자성어 붓글씨 행사를 마주했다.

아버지가 줄 서서 하나 받아 가 보자 하셨다.

그래요 아부지 하며 아버지 뒤에 따라섰다.

20개가량 적힌 사자성어 중에 하나를 고르면 바로 써주시는 형식이었다.

지금 난 내가 고른 한자 사자성어는 기억이 안 난다.

아버지는 근자필성을 고르셨다.

성실한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뜻이었다.

그날 밤 아버지가 그 사자성어 종이를 내 자취방에 붙여주셨다.

자취하면서 연극 참 성실히 했다. 심야 상담사 일도 참 성실히 했다. 술도 참 성실히..

아버지의 모든 면을 다 닮지는 않았다.

꽤 많이 닮긴 했지만..

아버지의 성실함은 닮긴 했지만 더 닮고 싶다.

노력하고 있다. 두 아들의 아빠가 되니 더더 닮고 싶다.

성실한 것도 기복이 있는지 성실했다 안 성실했다를

반복하는 것 같다.


지혜로움과 인자함, 용맹스러움
이 세가지가 천하에 두루 통하는
보편적인 덕이다.
그러나 이것을 행하게 하는 방법은
한가지(성실함)이다.

-유교 경전 『중용(中庸)-

고전은 세월이 지나도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좋은 글인 것 같다.

잠든 두 아들을 떠올리며, 성실함을 알려주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감사 기도를 드리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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