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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요마 Mar 17. 2024

2024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3월 3주차

2024.03.11~03.17

한 번에 하나씩 뿌셔가기

지난 주는 마음이 또 오락가락했다. 이제는 그렇게 흔들리는 게 디폴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다음 주는 한 번에 하나씩만 뿌셔가볼 생각이다. 그렇게 하자.


챗GPT로 소설쓰기 전자책 펀딩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다.

막판에 좀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목표는 이뤘다. 마무리까지 잘하고 다음 프로젝트를 잘 준비해보자.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가 침대에서 한 걸음 나온 이야기라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나아간 그 다음 스텝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읽어서 나를 구하는 방법>이라는 에세이 연재를 시작했다.

지금의 기록은 지금만 쓸 수 있을 것이고, 언젠가 빛나는 곳에 있을때 그늘졌던 시기를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기록을 이래저래 남기는 요즘이다.

<좋아~>와 일부 시기와 내용이 겹치긴 하지만 뒤로 갈수록 새 이야기들이 추가될 예정이고, 10부작으로 짧게 끝낼 것이다.

https://millie.page.link/VDhB8




* 이번주 이건 꼭 봐야지 List

- 이번주는 설정 안함



* 다음주 이건 꼭 봐야지/해야지 List

- 정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읽었다(?) 그래서 이번주도 없이간다.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1.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인플루엔셜, 2023


-

내게는 아무런 목표가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되고 싶지 않았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고 그저 하루하루가 벅차게만 느껴졌다. 내가 꿈꿨던 삶이 고작 이런 현실이라는 게 절망적이었고, 그래서 매일 끈끈한 자기혐오에 사로잡혔다.


-

외적인 젊음과 내적인 열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듯,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애써 노력하지 않고서는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도 쉬이 퇴색되기 마련이다. (...)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이런 찰나의 노력들이 모여 결국 우리 인생을 구성하게 되는 게 아닐까? 나는 지금이 순간의 반짝임이 곧 인생이라고 믿기로 했다.


__________

✅이요마 노트


박상영 작가의 글들은 다 재밌지만 에세이는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더 흥미진진하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도 이번엔 잔잔한 글이려나 하고 열어봤다가 밤새 읽었다. 안간힘을 쓰고 노력하고 무너지기를 반복하는 그의 소설들 만큼이나, 에세이 속 작가는 지쳐 쓰러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조급해하고 열등감도 많이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위해,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부단히 갈구한다. 그 모습이 애틋하거나 아프거나 하기 보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라 참 좋았다.


작가의 한 면을 발견할 수 있어서 즐거웠던 책이자, 뒤를 돌아보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주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그의 용기와 행복에 감탄했던 책.




2.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창비, 2019


누구든 떠들어대도 괜찮지만, 그 누구가 재희라는 것이 도저히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다른 모든 사람이 나에 대해 얘기해도 재희만은 입을 다물었어야 했다. 재희니까. 재희와 내가 공유하고 있던 것들이, 둘만의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게 싫었다. 우리 둘의 관계는 전적으로 우리 둘만의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언제까지라도...

<재희> 中


__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오랜만에 읽은 박상영 작가의 소설. 예전에 읽을 땐 그저 재밌다는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 다시 읽으니 참 외롭다. 안간힘 쓰고, 애쓰고, 갈구하고, 상처받고, 상처주면서도 주인공 '영'들은 관계를 만들어가려 한다. 그 관계 속에서 성장을 한다거나, 인생의 한 단계를 넘어간다는 느낌보다는 매순간, 순간에 몰입하고 집중하고 전력으로 사랑을 한다. 그래서 영이 더 애틋하고, 안타깝고,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 아닐까 싶더라. 그런 애착과 몰입도를 주는 작가는 참 드문 것 같다. 잘쓰기도 잘쓰지만 주인공들이 가벼운 유머로 포장한 웃음과 그 뒤의 슬픔이 계속 마음에 맴도는 소설집이었다.


가장 좋았던 단편은 <재희>였고, 여운이 남는건 유설희 유설희 간호학원(책에선 순화해서 썼지만 원래 버스 광고 멘트는 오빠~ 같이 다니자~ 이다.).


<1차원이 되고 싶어>와 <믿음에 대하여>도 얼른 읽어야지



3. <인생도 복리가 됩니다>, 대런 하디, 부키, 2020


-

컴파운드 이펙트는 작지만 현명한 일련의 선택들이 엄청난 보상을 낳는 원리를 일컫는다. (...) 작지만 현명한 선택 + 꾸준함 + 시간 = 엄청난 차이


-

당신이 현재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부터 시작하라. 단순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컴파운드 이펙트가 당신을 데려가도록 만들라!


-

결국 당신이 내린 선택들이 당신을 만든다. (...) 크고 작은 모든 선택이 당신 인생의 컴파운드 이펙트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

당신이 당면한 가장 커다란 문제는 당신이 의도적으로 나쁜 선택을 내려 왔다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오히려 그게 문제라면 고치기가 쉽다. 오히려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이리저리 휩쓸리며 그런 선택을 해 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대개는 자신이 그런 선택을 내리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__________

✅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사실 이 책에서 주는 메시지는 별 게 없다. (사실상 1장만 읽어도 된다)

당신이 지금 당장 올바른 선택을 하고, 선택한 행동을 반복해 시간이 쌓이면 복리처럼 큰 스노우볼로 다가올 것이라는 것. Like 복리

근데 이 간단한 말이 참 묘하게 다가왔다.


복리의 힘이나 꾸준히 노력하면 뭐라도 되는 걸 누군들 몰라! 하고 부글거리는 마음의 소리가 훅 튀어나오는데, 그건 아마도 요 몇년 간 순식간에 벌어진 대격변이 만든 조급함에서 나온건 아니었을까.


벼락부자, 벼락거지라는 말이 동시에 등장하고 코로나 이후로 하루하루, 아니 분과 초 단위로 유행과 트렌드와 관심사가 바뀌어가는데,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가던길 가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복리고 뭐고 다 까먹고 하루하루 사는 생활까지 오고보니 책에서 말하는 '인생복리'는 결국 '미래'라는 종착지에 대한 낙관으로 만들어진 개념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엔 더 나아질거라는 기대, 내가 바라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내일을 만드는 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얼마전 도서관에서 주최한 강의 설명회에 갔더랬다. 우연한 계기로 옆자리에 앉은 베테랑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강의 시장부터 인구절벽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떤 맥락에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께서 "아직 젊잖아요."라고 나를 보며 말했던 순간이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났다.


너무 오랜 시간 우울의 늪에 빠져서 아무것도 안하는 통에 늦어버린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요즘이었는데, 그 한 마디가 이상하게 큰 힘이 되더라. 나는 조급했고, 뭐라도 빨리 이루어서 '만회'할 생각에 빠져있던 것 같다. 낙관적인 미래를 그리면서 복리를 굴려가기에도 젊은 시간인데 말이다.


내가 쌓을 수 있는 복리는 무엇일까. 몇 년 만에 5년뒤, 10년 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던 모먼트.





4. <저희는 이 행성을 떠납니다>, 최정원, 비룡소,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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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자유로운 영혼 원호와 모범생 나래가 우연히 외계인 아기 보보를 보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어느 날 도피를 위해 지구로 내려온 외계종족 속칭 '무지개', 보호 구역 같이 지정된 아파트에 살던 그들이 일시에 사라졌다. 원호와 나래는 그들이 완전히 떠나는 시간까지 보보를 그곳에 데려다줘야만 한다. 그들은 돈벌이로 무지개를 탈취하려는 BJ들을 뚫고 아이를 돌려보낼 수 있을까?


이런 내용이었다. 중3 주인공인 나래와 원호가 서로의 대척점에 있어보이지만 비슷한 부류라는 거,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점으로 통합하면서 함께 일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좋았다. 무지개라는 외계인의 특이한 설정도 재밌었고. 어린이-청소년의 희망직업이 유튜버가 된 요즘에 BJ를 기성세대의 시선으로 설정한 것은 조금 아쉬웠던 부분.


목표점이 확실하고 시원시원하게 나아가는 이야기





5. <재미란 무엇인가?>, 벤 핀첨, 팬덤북스, 2020


-

그(마이크 빌릭)는 '재미라는 것은 특정한 행위라기보다, 한 종류의 관계만들기로 수립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

재미라는 감정은 이러한 사회적 연대 속에서만 나타난다. 구성원들 간의 평등한 조건이 요구된다. 나는 상호작용하는 구성원들에게 일시적으로 개인적, 사회적 불평등을 파괴하라고 제안한다. 재미가 퍼져나가는 공유된 우정이 형성되었음이 밝혀진다. 재미는 이러한 불평등과 권력 차이가 없을 때만 존속할 수 있다. 재미는 덜 진지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인간 구성원' 내의 불평등 메커니즘이 차별화된 계층적 사회 조건을 지지하는 이념적 정당화에 도전하기 때문이다(포딜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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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패스!)

재미에 대해서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게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 재미와 관련한 연구들,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재미에 대한 사람들의 정의를 분석해서 재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연구한다.


책에 나온 수많은 내용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정리하면 크게 3가지다.

(책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진 않고, 내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쓴다)


하나, 재미는 관계맺기다.


재미는 나와 비슷한 계급, 지위를 가진 사람들 혹은 불평등이 제거된 상황에서 공유하는 감각이 있고, 편안함을 느낄 때 재미가 생기는 것으로 이해했다. 달리 말하면 관계맺기인데 우리가 회식에서 부장님이 껴서 같이 놀때는 어딘가 불편한 것이 지위의 불평등이 있는 사람이 한 자리에 있기때문이고, 그가 카드만 주고 사원대리급끼리 놀라고 하고 떠나면 그 불평등이 해소되어서 재미가 담보되는 그런 맥락아닐까?

그런 계층, 지위의 격차가 있더라도 그 순간에 타인과 나의 관계가 '부담'이 없을때, 그리고 함께 공통의 관심사, 이야기, 행동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자체로도 재미의 요소가 되는 것 같다.


둘, 어른들은 '제약에서 벗어난 순간'을 재미로 느낀다.


내가 가장이라든지, 회사 내에서의 역할이라든지, 사회적인 분위기가 만드는 나이값이라든지 하는 어른을 규정하는 수많은 굴레들로부터 벗어날때, 해방감과 함께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가령 피아노를 칠때 '몰입'해서 연주만 충만하게 할 수 있다면 그 순간은 다른 것을 잊어버렸다고들 말한다. 이는 내가 피아노를 치는 딱 그 모먼트에는 가장도, 직위도, 00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말하면 성인들은 평소에 '지위'를 가진채 자의식을 누르고 산다는 말이고, 그 자의식의 무게를 벗을때 편안함을 느낀다는 말로도 해석이 되었다.


셋, 사람들의 어린시절의 기억을 왜곡해서 현실에 꽂아넣는다.


어린시절이 좋았지. 그때가 좋았지. 하는 말들을 많이하는데 이역시도 제약이 없던 시절, 자의식을 맘대로 부리고, 감정 표출도 자유로웠던 시절을 동경하는 감각과 이어진다. 다만, 실제로 과거의 그 시점에 내가 재밌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재미없는 사건이어도, '지금의 나의 기준'으로 다시 돌아보았을때 재미있는 것이라고 왜곡해서 회상하는 것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재미에 대해 다각적인 인사이트를 받을 수는 있었는데, 사례가 너무 많고 솔직히 재미도 없었다... 다만 관계맺기와 제약이라는 키워드는 챙겨갈만한 것 같던 책.




본 웹소설/웹툰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웹툰]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 나 귀여운 거 좋아하네..


본 영화

: 이번주는 없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약사의 혼잣말>(2023-2024)

: 간만에 재밌는 시리즈 하나를 찾았다. 마오마오의 T매력 장난 아님.


2. <브레이킹 배드 시즌 1>(2008)

: 1화까지만 봄


3. <마슐 2기>(2024)

: 계속 보게 되는... 다음주 주시오...



본 콘텐츠

1. [유튜브] '이런 경우라면 특히 위험합니다' 번아웃이 압도적으로 많이 오는 유형 (윤홍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SoaOZBIwR40

: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보다 보면 그땐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은 순간들이 있다. 번아웃, 자신에게 냉혹했던 시기들... 마음이 지쳤었구나. 그래서 그랬던 거구나... 싶더라.



기타 기록

: 관심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로 봐주세용


마음이 바닥인 사람이 읽어서 한 걸음 나아서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

<읽어서 나를 구하는 방법>

https://millie.page.link/VDhB8


웃고 싶어서 한국 영화 리뷰 매거진을 시작했다(24/1/22) - 임시 중단

https://brunch.co.kr/brunchbook/comedymovie1


우울한 마음이 들어 에세이를 시작했다(23/9/10)

제목은 <좋아하는 것이 마땅히 없어서요>

https://brunch.co.kr/magazine/favoritenothing


다음 주도 열심히 읽고 보자!


구독, 하트, 댓글 언제든 환영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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