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때라는 건 결코 없다

미루는 습관을 버리자. 2017.7월

by 새나

대구의 여름은 다른 지역의 여름과 달리 고온 다습한 날씨이다

지금의 남편을 따라 대구에 처음 왔을 때는 대구의 날씨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대학 때 졸업여행으로 방콕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3박 5일의 여행 일정 동안 날씨와 특유의 향신료 냄새로 인해 여행 내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방콕의 날씨가 대구의 여름 날씨와 흡사했다.

대구의 날씨에 적응하기에 몇 년은 걸린 듯하다


2017.7월 대구의 여름 날씨는 여느 때보다 더 덥게 느껴졌다.

가족들이 모두 있는 아침시간과 아이들이 하원하고 돌아온 시간에는 에어컨 바람에 그나마 살 것 같지만, 집에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나만을 위해서 에어컨을 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집에 돌아와 찬물로 샤워를 하고 선풍기 바람에 더위를 식혀 본다.

시원함도 잠시 선풍기 바람은 밖에서 들어오는 미지근한 바람과 만나 선풍기를 꺼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을 만든다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가도 동네 엄마들이 밥 한번 먹자는 연락이 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달려 나간다.

고온 다습한 여름의 날씨는 나에게 공부를 할 수 없는 핑곗거리를 만들게 한다.

'더워서 집중이 안돼!'

'무리하게 공부하다가 열사병에 걸리면 어떡해!'

'공부도 쉼이 필요해'

'오늘 하루만... 오늘 하루만... 내일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 뭐!'

그렇게 나는 공부를 할 수 없는 핑곗거리들을 만들고 그 핑곗거리들에 힘을 불어넣어줄 지원군들이 나타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지원군의 손을 잡는다.




photo-1514782831304-632d84503f6f.jpg


사람들 인맥관리도 해야 하고

열심히 공부를 하려면 체력 보충도 해줘야 하고

무엇보다 아직 기본서 교재를 구입하지 못했고

공인중개사 공부를 할 완벽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아직 준비가 더 필요해!

나는 고온 다습한 여름 날씨로 인해 공인중개사 공부 집중도가 떨어졌고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절실히 필요했기에 2017.7월의 공부는 흐지부지 되어 가고 있었다.


시험공부를 하다 보면 달콤한 유혹들이 나의 공부를 방해하곤 한다.

한 번 보고 바로 머릿속에 입력되는 천재가 아닌 이상 장거리 시험에는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과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높다.

나는 엉덩이도 무겁지 않았고, 나를 불러주길 원하면서 온갖 핑곗거리들을 만들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완벽한 준비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완벽한 때라는 건 결코 없다

완벽주의는 저주가 될 수 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판단 대상이 되는 두려움을 피하고 자존감을 지켜주는 장막이 될 수도 있다.

그것보다 탁월해지기 위해 노력하라.

지금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져라.

미루는 습관을 버리자. 완벽한 때라는 건 결코 없다

- 결단 책 내용 중에서 -



'지금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져라' 결단이란 책에서 읽었던 글귀가 생각이 났다.

책을 읽을 때 좋은 글귀나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노트에 메모하거나 핸드폰 사진으로 저장해놓는 습관이 있었는데 노트 속에서 이 글귀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나는 핑계를 만들기 바빴지 완벽한 준비를 하기 위한 행동은 하고 있지 않았다.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한다고 말을 다 해놓은 상태인데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 행동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운 날씨는 나만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니라 28회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이 느끼고 있는 더위이고 나한테만 불리하게 적용되는 상황이 아닌데 나는 불평을 늘어놓고 있었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매번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보내 버리면 공인중개사 시험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5월부터 본격적인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제대로 공부를 했던 달은 6월 한 달 정도였다.

6월 한 달 동안 부동산학개론과 민법 입문 동영상 강의를 모두 보았고, 복습도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했었다.


공인중개사 기본서 교재부터 하루빨리 구매를 해야 했다.

교재가 없다는 핑계로 잠시 공부를 쉬고 있었던 것이 오랫동안 공부를 하지 않는 공백을 만든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중고사이트에 공인중개사 교재를 검색하던 중 2012년도 공인중개사 교재를 무료로 나눔 해준다는 글을 발견했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매년 개정되는 법들이 있어서 교재 역시 개정된 법들이 적용된 교재를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나는 한가정의 엄마이기도 했기에 나에게 소비되는 돈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고 새 교재를 구매하는 것보다는 중고 교재를 보면서 개정된 법들은 수정해 가면서 보기로 결정했다.

공인중개사 1차 교재를 무료 나눔 해준다는 글에 나는 첫 번째 댓글을 달았고 2012년도 교재를 무료 나눔을 받았다.


1582447465161.jpg


공인중개사 1차 교재가 도착하고 기초강의 동영상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월요일/수요일 부동산학개론 3개 동영상 시청

화요일/목요일 민법 3개 동영상 시청

금요일 부동산학개론, 민법 총 복습


공인중개사 1차 시험공부는 7월까지는 동영상 강의와 기본서 위주의 공부를 할 계획이었기에 입문강의 때와 똑같은 시간대로 공부를 이어 나갔다.



입문강의에서 기초강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을 뿐인데 부동산학개론에서는 알 수 없는 용어들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고, 민법에서는 복잡한 민법 판례들로 인해 길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공인중개사 입문강의는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나의 두려움과 걱정을 위로하는 달콤한 사탕 같은 존재였다면 기초강의는 한눈팔다가는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무서운 경고를 주는 정신이 번쩍 들게 얼음이 가득 든 냉수를 온몸에 뒤집어쓴 기분이 들었다.

결코 만만한 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기초강의 첫 동영상을 보고 느낀 후 모든 핑곗거리들을 없애 버리기로 했다.




작가의 이전글그냥 일단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