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 외쳐 본들 별것이더냐
힘 꽤나 써 본들 별것이더냐
위세 등등 고개 쳐들어 본들 별것이더냐
자기 잘난 맛에 산다고 한껏 곧추세워 본들 별것이더냐
드높은 푸르른 하늘에
떠도는 흰구름 한 조각 만도 못한 것을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
한바탕 긴 울음 토하는
한 마리 새 만도 못한 것을
아침에 잠깐 피어올랐다 스러지는
안개 만도 못한 것을
바람 불오면
흩날릴 티끌 한 조각 만도 못한 것을
무에 그리 애섪고
가슴이 에이며
한스러워서
장탄식에 밤을 지새우는가!
이리저리 향방 없이 불오는 바람 따라
흔들리다 어느 하늘 아래 스러져 버릴지
알 수 없는 생의 행로에
그래도 따뜻했었노라고
그래도 그 손길이 기억에 남았노라고
자취를 남길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그 누가
자신이 티끌뿐인 것을
기억이나 하겠는가!
너 무엇하다 왔느냐
물으시는 전능자의 물음에
부끄러움이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가만히 옷깃을 여미고
지나온 발걸음을
돌아볼 마음가짐이라도 가져보면 어떻겠느냐고
높푸른 하늘 위 한 마리 새 날으며
뾰삐쫑 찌르르 울어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