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에게 물었어요.
'어떻게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게 더 신기해. 그럼 하나 씨는 죽고 나면 영혼도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해?'
며칠 동안 그 대화가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았어요.
점심 식사 후 차가운 커피를 마시다 당신에게 말했지요.
"생각해봤는데, 이 세계에는 참 다양한 신을 믿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잖아?
그리고 그 사람들은 각각 자신이 믿는 신이 유일신이라고 생각하잖아.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그 부분이 이해가 안 돼. 만약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이 세상 사람들이 믿는 신이 이렇게 다양하게 존재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니야?
있지, 지구 아닌 다른 행성에 다른 생물체, 그러니까 외계인이 산다는 이론을 믿는 것이 그 사람들의 믿음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빠를 것 같아. 또 사후 세계가 있어서 죽은 다음, 그곳에서 영원히 살게 된다는 기독교인의 믿음보다 차라리 생명이 있는 것은 태어나고 죽는 것을 번갈아 한다는 불교의 윤회관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 것 같아."
당신이 대답했습니다.
"나는 윤회관도 믿지 않아.
나는 말이야, 신이 있다면 부패한 일들을 서슴지 않는 일부 목사, 신부, 스님 등의 종교인들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늘 의문이야. 신의 뜻과 부름을 따르고 전한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리도 타락한 길을 걸을 수 있는지. 그러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호의호식을 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 지금의 이 세계가 돌아가고 있는 모습은 정말 모두 신의 뜻인 거야?
나는 부패를 일삼는 종교인들이 존재하는 한 신의 존재를 쉽게 믿을 수 없을 것 같아."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둘이 같이 사는 겁니다.
가톨릭교도인 엄마와 개신교도인 아빠가 결혼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주말마다 함께 성당에 나가시지요.
가톨릭 신자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나는 무신론자이고, 무신론자인 당신과 결혼하였습니다. 같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여동생은 신실한 가톨릭교인이고 결혼 상대의 1순위가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이었지요. 그리고 결국 가톨릭 신자와 결혼하였지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닙니다.
남자와 여자가 부부로 살려면 어떤 방향으로든 종교관이 제법 잘 맞아야 합니다. 시작을 하면서든, 살면서든. 그런 의미에서 신을 믿지 않는 당신에게 신은 없다고 말하는 나는 찰떡궁합.이라고 결론지어 봅니다.
개인적인 종교관에 기반한 글이므로 비판이나 공격은 반사.
우리는 우리 생긴 대로 살고, 그대들은 그대들 생긴 대로 삽시다. 각자 행복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