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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맑음 Oct 24. 2021

에필로그:1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완전체가 된 세아와 쭌3형제/ 지금은 고1, 중2, 초5, 초3이 되었다.

이번 “사계절이 쉬어가는 우리 집” 브런치 북 발행을 위해 글을 쓰다 보니 이곳 전원주택에서의 10년 세월, 그 아름다운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쳤다. 한 해 한 해 무럭무럭 자라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었다. 눈물이 핑 돌만큼 감동의 순간들도 많았고 웃음이 터질 만큼 즐거운 순간도 많았다. 모두 전원주택이었기에 가능한 추억들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나에게 묻고 대답하겠다.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같은 시험지가 당신 앞에 놓인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저는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선택할 것입니다.


10년 전 우리는 학군이 좋은 아파트를 떠나 이곳 전원에 집을 지었고 흙에서 원 없이 행복한 육아를 했다. 자연이 키워준 네 명의 우리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 아니 여전히 자라는 중이다. 당시 작았던 우리 아이들은 현재 고1, 중2, 초5, 초3이 되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이야말로 내가 자신 있게 전원에서의 삶을 권할 수 있는 이유다.



* 전원으로 이사 오기 전, 우리가 가장 고민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무엇이 필요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1.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철학과 생각을 일치시켜라!

전원으로의 이사를 꿈꾸는 분들이 계시다면 부부간에 먼저 이 부분에서 의견이 맞아야 한다. 세상 기준에서의 아이들 성적과 성공 출세를 중요시한다면 전원에서의 생활은 어려울 수 있다. 우리가 전에 살던 아파트는 학군이 아주 좋은 곳이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성적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고 그 부분에서 의견이 맞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다툼 없이 10년 세월을 보낼 수 있었다. 부부가 모두 욕심을 내려놓아야 가능하다.  


2. 집 안과 밖으로 노동의 양이 많아진다는 걸 감수하라! 주말 반납도 불사하라!

이사온지 얼마 안 돼서 나는 병원에 다녔야 했다. 32평 아파트에서 짧은 동선으로 생활하던 내가 8킬로 그램의 무게가 나가는 셋째를 안고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내리니 무릎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그리고 드넓은 집 안뿐 아니라 집 밖을 아이들과 함께 뛰어다녔으니 밤마다 다리가 쑤시고 저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그렇게 마당이 있는 2층 집에 몸이 차츰 적응했다. 나중에는 아마 몸이 더 건강 해졌겠지만 드넓은 자연에서 망아지 같이 뛰어다니는 네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엄청난 체력소모가 필요했다.


또한 텃밭을 가꾼다면, 드넓은 잔디밭을 돌본다면 손봐야 할 일양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집안 살림도 힘든데 집 밖까지 돌봐야 한다니.. 이건 아마도 엄마들보다 아빠들이 도맡아 하게 될 확률이 높다. 잡초 잡풀 관리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주말을 반납해야 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방법은 있다. 잔디밭과 텃밭을 아예 만들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전원에 이사 온 이상 그 모든 걸 다 누리고 싶다면 이 모든 노동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3. 벌레와의 전쟁을 선포하라!

처음 만난 “돈벌레”때문에 아이들은 대성통곡하고 나 역시 비명을 지르다 못해 밤을 꼴딱 새운 적이 있다. 나는 벌레를 지독히 싫어하지만 특히나 돈벌레처럼 징그러운 모습으로 다리가 많이 달려 기어 다니는 벌레는 공포 그 자체였다. 돈벌레 퇴치를 위해 안 해본 짓이 없었다. 오랜 시간 마주치다 보니 지금은 돈벌레에게 측은지심이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마주치면 소름 이 끼친다. 모기와의 전쟁도 어느 정도는 각오를 해야 한다.


29편의 글 속에서 이미 수많은 전원주택에서의 장점을 노래했기 때문에 에필로그에서는 전원주택에서 각오할 점을 굵직하게 세 가지 꼽아보았다. 몇 가지를 더 추가하자면 생활 편의 시설이 좀 멀리 떨어져 있다는 불편함이다. 참고로 우리 집은 편의점이 멀어 차를 타고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 집은 아이들이 넷이다 보니 친구가 없어도 넷이서 즐겁게 놀았지만 형제자매가 적거나 혼자라면 전원생활이 더욱 외로울 수 있다. 참고로 우리 집 근처에는 아이들 또래 친구들이 없다. 그 외에도 학교가 멀어서 출근 시에 항상 태워서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학군을 포기할 때 이미 마음을 비운 부분이라 기꺼이 데려다주고 데려오고 있다. 그 외에도 소소한 불편함이 있을 테지만 그렇다고 장점을 뒤엎을 만한 것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 막 전원에서의 삶을 선택하신 분들과 전원으로의 이사가 오늘도 여전히 망설여진다는 분들에게 이 부족한 브런치 북이 작은 참고서가 되면 참 좋겠다. 자연에서 살까요? 말까요? 이사 갈까요? 말까요?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하루 종일이라도 전원주택의 장점을 나열할 수 있다. 코로나 시대라서 더욱 그렇다.


10년간 전원주택에서 살아본 우리 여섯 가족은 대만족이었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10년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모두맑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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