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마당에서 여름 내내 물놀이를 하며 보냈습니다. 아이들의 체격이 작았을 때는 노란 튜브형 수영장이 놀기에 딱 알맞았어요. 이때는 저희 집 마당이 친한 지인의 아기들에게도 천국 같은 워터파크였습니다. 초상권 때문에 여기에 사진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전원주택이라 가능했던 행복한 추억의 장면들이 제 사진첩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물속에서 하는 물총놀이는 마음껏 젖어도 괜찮기 때문에 몇 배 더 재미있습니다. 왼쪽 아래 막둥이 태준이는 ‘나는 언제 커서 물총을 쏴보냐?’는듯 그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어느새, 튜브가 2개 준비되고, 썩 내키지 않았던 막둥이도 물놀이에 합류했네요. 너무 신이 난 누나, 형아가 튀기는 차가운 물방울에 두 눈을 질끈 감아봅니다.
헐, 큰형아가 막둥이 튜브를 빼앗았네요! 실의에 빠진 태준이를 달래주는 건 역시 누나 세아의 몫이고요. 동생 튜브에 앉아 포효하듯 즐거워하는 현준이와 울적한 막둥이 태준이의 상반된 표정이 비교됩니다.
날아오르는 물보라와 햇살 같은 세아의 미소가 마치 한 세트처럼 아주 잘 어울리네요. 보고 있자니, 제 입꼬리도 춤을 춥니다.
3년 전 구입한 대형 수영장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요, 몇 년 전만 해도 데크를 만들기 전이라 이렇게 잔디 위에 그래로 설치했었습니다. 여름 한 철 신나게 놀고 수영장을 치워보면 잔디가 누렇게 질려있어요. 그래서 최근 데크를 설치하고 그 위에 수영장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파아란 하늘과 하얀 뭉개 구름, 드넓은 수영장과 알록달록 초록 자연의 조화! 그 아래 연둣빛 잔디밭이 그림 같은 사진의 화룡점정을 콕! 찍어 완성시켜주었습니다.
하늘에 빨간 노을이 불타오르기 시작하면 하루 종일 아이들로 북적였던 수영장은 폐장을 준비하고, 이 멋진 풍경은 추억의 뒤안길로 총총 넘어갑니다.
이 물건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여름철 텃밭 또는 잔디밭에 물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스프링클러인데요, 쭌 3형제에게는 그저 신나는 물놀이 기구일 뿐입니다. 보고만 있어도 오싹오싹, 시원해지는 풍경입니다.
형아 따라쟁이 막둥이 태준이도 용기를 내어 물줄기 위를 통과해 봅니다. “앗 차가워!”
따끈따끈한 어제 물놀이 사진입니다. 5학년 셋째 경준이와 3학년 넷째 태준이. 아빠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가 매일 이렇게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빠와 물총 싸움을 준비하고 있나 봐요. 대치상황입니다.
그러나! 아빠에게 바로 응징을 당하는 경준, 태준이 입니다.
아.. 아.. 아버님! 어째 아버님이 물총놀이에 더 진심인 표정인데요? 뒤로 보이는 막둥이 태준이는 두 손을 번쩍 든걸 보니 포로가 되었나 봅니다.
이대로 질 수 없다며 아빠를 응징하는 막둥이. 코로나 시대 몸이 급격히 좋아진 막둥이예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을 텐데도 진심을 다해 잘 놀아주는 멋진 아빠! 저희 신랑을 칭찬합니다.
이렇게 매일 까르르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전원주택 앞마당 수영장입니다. 아직 늦지 않으셨어요, 수영복 챙겨서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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